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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을 듣고 지키는 소공동체 (2017년 소공동체의 날 미사 강론)
   2017/10/16  10:58

2017년 소공동체의 날 미사

 

2016.10.14.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 찬미 예수님. 오늘 ‘2017년 대구대교구 소공동체의 날’에 함께하신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서로 뜻을 같이하십시오.”(로마 12,16)라는 성경 말씀을 주제로 오전에는 전주교구 우아동본당, 오후에는 대구대교구 내당본당의 체험 사례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였으며, 이제 파견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은, 이 세상에서 끝나버리는 현세적인 행복이 아니라, 천상적 행복을 말합니다. ‘행복하다’라는 말을 최종목표로 문장을 바꾸면, “행복하려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켜라.”가 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하늘나라에서도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십니다. ‘행복하려면’을 목표로 두고, 성경을 살펴보았더니, 마음으로 가난하여 하늘나라를 차지하라, 슬퍼하라, 온유하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말라 하라, 자비를 베풀어라, 평화를 이루어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아라. 나에게 의심을 품지 말고 믿어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깨어 그렇게 일하라, 보답하지 못할 이들에게 베풀라, 알고 그대로 실천하라, 보지 않고서도 믿어라.

 

위에 언급된 행복을 이루어가는 행동들은 자신과 이웃을 대하는 것이고, 그래서 공동체와 관련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사랑의 계명을 통합하셔서,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게 하셨습니다. 곧 하느님 사랑이라는 수직 방향으로 주고받는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수평 방향으로 주고받는 사랑이 하나로 통합되어, 마치 삼각형처럼, 이웃을 향한 사랑이 이웃을 거쳐 하느님께 올라가고, 그리고 하느님 사랑은 이웃을 거쳐 나에게 내려오게 되는 것입니다.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먼저 각자가 하느님의 사랑을 충만히 받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내안에 가득 찰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고, 하느님의 사랑이 내안에 차서 넘쳐흐를 때 이웃을 향하여 하느님의 사랑으로 느끼는 행복도 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려고 이웃들과 함께 모였을 때 소공동체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소공동체 모임의 중심에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하느님 사랑이 있고, 하느님 말씀이 있고, 하느님 현존이 있어야 하며, 이때에 소공동체가 제대로 형성된 것입니다.

 

소공동체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적 사랑의 신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너무 거창하게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하느님이 서로 주고받는 사랑이 새로운 위격으로 성령 하느님으로 나타나셔서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이 이루신 사랑의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소공동체에서 많이 받아들이면 많이 받아들을수록 더욱 하느님의 내적 사랑 공동체와 닮은 모습이 되고, 그 노력이 부족하여 어느 순간에 세속적인 기준, 현실적인 기준, 인간적인 판단이 끼어들게 되면, 소공동체는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를 덜 닮게 되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사랑의 친교 안으로 불러주십니다. 당신 사랑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라고 부르십니다. 그리고 당신 사랑의 기쁨과 행복에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하라고 전교와 복음화의 사명도 주십니다. 이렇게 소동공체를 통한 사랑의 공동체 건설과 복음화의 사명을 잘 수행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와 우리 공동체가 하느님의 사랑과 말씀과 현존과 부르심과 파견이라는 선물을 충만히 받을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활짝 열고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우리 모두 사랑의 하느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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