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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나의 십자가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미사 강론)
   2016/08/08  9:28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미사

 

2016.08.05.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 찬미 예수님. 오늘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미사에 참례한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고 수녀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연중 제18주간 금요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이심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신 다음,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서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밝히셨습니다(마태 16,20-21참조).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께 반박하며,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마태 16,22)했지요. 이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태 16,23)하십니다.

 

이어진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하십니다. 어제 베드로 사도에게 하신 말씀과 연결하면,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 뒤를 따르지 않을 사람들은... 내게서 물러가라.하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봅시다. 어제 복음에서 베드로더러 ‘물러가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사실 베드로가 사람의 일과 함께 하느님의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주님께 걸림돌이 되지 말고 오히려 발판이 되어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마태 16,23 참조).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더러, 우리 자신을 버리고 우리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 뒤를 따라 오라는 것은,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연결되는 그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따라가야만 영원한 생명으로 향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마태 16,21.24 참조). 영원한 생명을 향한 우리의 순례길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서 우리는 결코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오로지 십자가를 향한 죽음의 길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과 천상 행복을 가져다주는 생명의 길이 되는 것입니다(마태 16,24 참조).

 

따라서 예수님께서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마태 16,25ㄱ)하신 것은, 이 세상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잃을 것이라는 말씀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6,25ㄴ)하신 것은 예수님 때문에 에 이 세상 목숨을 잃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 행실대로 갚아 주실 것이라고 하셨기에(마태 16,27 참조), 우리는 신뢰하는 마음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뒤 따라 가야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이시려 몸소 십자가를 지고 앞장서 가셨으며, 많은 이를 위하여 피를 흘리셨으니, 우리는 주님을 믿고 의탁하며 기꺼이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죽음을 뚫게 하고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는 십자가의 길입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 곧 오늘 내가 감당해야할 나의 십자가를 달게 받아, 그 너머의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주님과 함께 힘차게 걸어가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