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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내신 분의 가르침을 (파스카 제80대 말씀의 봉사자 파견 미사 강론)
   2016/08/30  9:45

파스카 청년 성서 모임 제80대 말씀의 봉사자 파견 미사


2016.8.27. 대안 성당

 

+ 찬미예수님. 파스카 청년 성서 모임 여름 연수 만남의 잔치 및 제80대 말씀의 봉사자 파견 미사에 참석한 청년 여러분 반갑습니다. 요한복음 7장에서 성전에 올라가 가르치시는 예수님을 보고 유다인들은 “저 사람은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성경을 잘 알까?”(요한 7,15)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영원으로부터 성부의 품속에 계신 말씀 자체이셨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에 오신 말씀이셨습니다. 그래서 성경 전체를 꿰뚫어 알고 계셨으며,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도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루카 24,27)라고 루카가 전할 정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가르침은 내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가르침이다’(요한 7,16)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스스로 나서서 말하는 사람은 자기의 영광을 찾지만, 자기를 보내신 분의 영광을 찾는 이는 참되고 그 사람 안에는 불의가 없다.’(요한 7,16-18)고 하십니다. ‘자기 영광이 아니라 자기를 보내신 분의 영광을 찾기 위하여 자기 가르침이 아니라 보내신 분의 가르침과 말씀을 전달한다는 대목에서, 사도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사도는 바로 ‘파견된 사람’, ‘소식의 전달자’라는 뜻입니다(<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 참조).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시지 않고 성부의 품속에서 들은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시기에, ‘하느님 말씀 그 자체’이시도 하신 예수님은 ‘아버지 말씀을 확실하게 드러내주시는 최고 전달자’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구약 히브리어에 ‘다바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는 ‘말씀’을 뜻합니다. ‘다바르’는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의 뜻과 계획을 인간에게 알리시는 수단인 말씀을 뜻하며, 그 말씀을 통하여 전달되는 하느님의 뜻과 계획도 ‘다바르’이고, 하느님 말씀에 의해 일어나는 일(창세 24,33)이나 결과(1역대 29,29)도 ‘다바르’라고 부릅니다(<라이프 성경 사전> 참조).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하느님께서 무엇인가를 창조하시려는 계획도 ‘다바르’, 예를 들어 “빛이 생겨라!” 하시는 말씀도 ‘다바르’, 하느님 말씀의 결과로 생겨난 피조물도 ‘다바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획도, 그 말씀도, 그 결과물도 모두 ‘다바르’입니다.

 

그런데 말씀의 전달자가 파견하신 분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지 않고 자기 말을 슬쩍 집어넣거나 바꾸면 어떻게 되겠습니다. 하느님 뜻에 따라 하느님 말씀이 전해져야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데요.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변형되어 전달한다면 하느님 말씀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기에,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려고만 하면, 이 가르침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인지 내가 스스로 말하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말씀의 사도인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전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밀과 가리지의 비유에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마태 13,27-28)했던 말씀을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말씀의 봉사자인 우리는 내 말, 내 생각, 내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거룩한 뜻, 하느님의 깊은 가르침을 전하는 충실한 말씀의 전령, 말씀의 사도, 말씀의 봉사자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