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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0주년 화원 본당 사랑과 신앙의 공동체 (화원성당 80주년 미사 강론)
   2018/06/23  19:15

사랑과 신앙을 밝히는 80주년 화원 본당 공동체 화원본당 80주년 미사


2018년 6월 7일 화원성당

 

찬미 예수님. 화원본당 80주년 미사에 참석하신 신부님, 수녀님,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화원천주교회의 기원('디지털달성문화대전-화원성당', '(대구) 교구본당사' 참조)은 1906년경 박상태 루도비코 신부님의 할아버지와 박부금 가족을 중심으로 형성된 조암공소(현, 대구 달서구 월성동 광수골)로서, 공소에 김보록 신부님을 초청하여 성사를 보았습니다. 조암 공소 교우가 증가하자 1913년경 화원 천내동 교우들을 중심으로 서산 공소가 분리되었습니다. 1918년 상여계(喪輿契) 활동으로 서산 공소 교세가 확대 되었고, 박기근이 기부한 대지에 초가집을 지어 또다시 공소를 분할하여 천내공소를 형성하였습니다. 천내공소는 대지확장을 위한 성미 모으기 운동, 야학 운영, 청년회 조직을 하였고, 1930년에는 정차갑 요셉이 기부한 대지 위에 공소를 신축하였으며, 대구본당 곧 계산동 주교좌 성당의 으뜸 공소로 계산동 주임 신부가 정기적으로 성사를 집전하였습니다. 한편 달성군 옥포면 강림동 교우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림공소를 분가시켰습니다. 그후 천내공소는 1936년 대구본당 관할에서 남산본당 관할로 바뀌었고, 남산본당 방약종 신부님의 후원으로 천내공소 회장 박성만 스테파노가 절반부담, 공소 교우들이 또 절반부담해서, 1938년 5월 50여평 붉은 벽돌 성당과 20평의 사제관을 지었습니다. 이어 1938년 6월 12일 화원본당이 설정되고, 초대 본당 주임으로 서정길 요한 당시 새신부가 부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2018년으로 80주년을 맞이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한국천주교회사를 살펴보면 서양 선교사들은 교우촌을 순방하였습니다. 교우들이 모여서 살던 교우촌에 선교사가 하루 주무시면서 판공성사를 주시면 멀리서는 머칠 씩 걸어가며 날짜에 맞춰 선교사가 머무는 교우촌에 와서 판공성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매년 고정적으로 어떤 집에 선교사가 머물게 되면 그집을 공소댁이라 불렸는데, 선교사가 오시면 그집은 판공성사를 집전하는 공소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선교사가 발령을 받아 공소에 상주하게 되면, 이제 공소는 본당으로 설정되는 것이고, 사제가 상주하게 되면서 감실을 설치하고 성체를 모실 수 있게 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원본당 80주년의 뜻은 이 지역에 서정길 요한 첫 본당 신부님의 상주와 함께 날마다 미사성제를 봉헌하고, 성체성사의 현존을 감실에 모시고, 구원의 기쁜 소식인 복음을 선포하고, 애덕을 실천하며 사는 그리스도 신자가 화원 성당이라는 지리적 장소에 함께 모여 하느님 백성으로 하느님 품속에 아버지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함께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이 지역에 밝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늘 본당 80주년을 기념하는 이 미사에서 혼인 갱신 예식을 거행하게 되는 것도 하느님의 섭리라고 여겨집니다. 신자 공동체인 교회는 그리스도를 신랑으로 모시는 신부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거행하는 미사 성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제사의 재현이며 어린양의 혼인잔치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부부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은 바로 부부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을 반영하는 것, 다시 말해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신부이신 교회를 향한 사랑, 곧 단일하고 결코 풀리지 않는 사랑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교회를 말씀과 더불어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에페 5,25-2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혼인 갱신을 하시는 부부 여러분, 그리고 모든 신자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이미 목숨바쳐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이미 사랑받는 사람으로써, 남편은 아내를 향하여, 아내는 남편을 향하여, 신자는 그리스도를 향하여 진정으로 사랑과 존경을 다 바쳐드리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 남편과 아내를 향해, 부모와 자녀를 향해 사랑 받은 사람으로써 힘껏 외쳐야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느님께 사랑받은 삶을 이웃에게도 사랑으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특히 본당 80주년을 맞아 지역 주민들을 향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증거자, 하느님을 믿는 신앙의 증거자로 거듭나는 우리 화원 본당 공동체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