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는 본당 공동체 (동명성당 40주년 감사미사 강론)
   2018/07/03  16:39

동명성당 40주년 감사미사

 

2018년 7월 1일 동명성당

 

찬미 예수님. 동명본당 40주년 미사에 참석하신 신부님, 수녀님,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동명 천주교회('교구본당사' 참조)는 1800년대 중반 박해를 피해 상주, 점촌 등에서 신자들이 첩첩산중 한티에 숨어들어 교우촌이 형성된 후 한티에서 옹기와 숯을 구워 생계를 연명하던 신자들이 모여 1893년 설치된 남원공소를 그 모태로 합니다. 1949년에는 계산 성당에서 날뫼 곧 비산성당 소속으로 변경되었고, 이후 금암공소의 전신인 삼산공소도 생겼으나 곧 6.25전쟁으로 1954년 폐쇄되었습니다. 1965년에는 기존 남원공소에 덧붙여 다부공소, 금화공소, 금암공소가 설립되었습니다. 1970년부터 이기수 야고보 몬시뇰이 은퇴 후 휴양차 금암공소에 거주하며 사목하였습니다. 1977년 유치원 신축, 1978년 수녀원 개원 후 1978년 7월 5일 동명본당으로 설정되었고, 임시로 이기수 몬시뇰이 계속 사목하다가, 1980년 1월 2일 초대 주임으로 정성우 신부님이 부임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와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으니 가서 손을 얹어 그 아이가 병에서 치유되어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하고 간청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 데, 도중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생각하며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의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셨고, 병이 나은 여인은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뢨습니다. 예수님은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하고 축복하여 주십니다. 이때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그의 딸이 죽었으니 예수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없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하시고 회당장의 집에 가셨고, 사람들이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식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하셨고, 비웃는 사람들을 다 내쫒으신 다음, 소녀의 손을 잡고서 “탈리타 쿰”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고 하시며 일으켜 주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밀치며 옷에 손을 댔지만 믿음으로 손을 댄 여인에게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으며, 많은 사람이 예수님의 말을 비웃었지만 믿음을 간직한 회당장을 보시고 12살 소녀를 살려 주신 것입니다. 하혈하는 여인과 회당장이 가졌던 믿음이 치유와 구원과 평안과 건강과 잠에서 깨어남을 가능하게 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지금 이 시간에 여러분이 누리는 풍요가 다른 이들의 궁핍을 채워 주어 나중에는 그들의 풍요가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균형을 이루게 하십시오.’라고 합니다. 무엇을 나누어야 하겠습니까? 지금 내가 풍요롭게 가지고 있고 다른 이들이 궁핍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내용이 꼭 금전뿐 아니라 다양할 수 있겠지만, 그 대상은 가장 궁핍한 이들부터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저 세상의 연옥영혼들이 가장 궁핍한 이들이라 생각합니다. 영혼들에게, 모든 성인들의 통공을 통하여, 위령 미사나 전대사나 기도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이 세상의 궁핍한 이들에게도 각기 긴요한 것을 나누어 주면, 저 세상의 영혼들도 이 세상의 궁핍한 이들도 나중에 풍요롭게 되었을 때 되갚아 줄 것입니다.

 

오늘은 교황 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을 받들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특히 교황님은 6월 28일 14명의 신임 추기경 임명식을 주례하며, ‘오만의 유혹을 떨치고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버려진 이들을 섬김으로써 가장 위대한 승화를 성취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굶주리거나 외면당하거나 구금됐거나 아프거나 고통받거나 약물에 중독됐거나 버려진” 이들을 보살피는 것은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자 우리에게 내려지는 가장 위대한 승화”라고 강조하였습니다(연합뉴스[인테넷판], <교황, 새 추기경 14명 임명... “버림받고 소외된 자 섬기라”>, 2018년 6월 29일자 참조). 본당 40주년을 맞아,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발맞추어, 우리 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병들고 힘든 이들을 찾아가서, 예수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본당 공동체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