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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비신학생 방학 미사 강론)
   2018/12/18  10:31

예비신학생 방학 미사

 

2018년 12월 16일, 대신학교 성당

 

찬미예수님, 대림 제3주일과 자선 주일을 지내는 오늘 예비신학생 방학미사에 참석하신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3,10-18)에서 군중은 세례자 요한에게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묻습니다. 지난 대림 제2주일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며,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였기에, 군중은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물은 것이지요.

 

요한은 ‘두 벌 옷을 가진 사람은 나누어주고, 먹을 것도 나누어 주라.’하고, 세리들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말라.’고 하며, 군사들에게는 ‘사람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봉급으로 만족하라.’하였습니다. 세례를 주면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꼭꼭 집어서 말해주니, ‘요한이 혹시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한은 낌새를 눈치채고 ‘자기는 아니라고’,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하며,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지만 그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합니다. 누구를 말하지요? 네. 예수님께서 곧 오신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하여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면서, 우리 예비 신학생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살펴보려고, 사제품 후보자가 서품 받을 때 하는 서약의 질문을 함께 묵상해 봅시다. 첫째 질문 ‘그대는 주교의 성실한 협력자로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주님의 양들을 돌보는 사제 직무를 끊임없이 수행하겠습니까?’은 주님의 양들에게 봉사하는 왕직 수행을 하겠냐는 말입니다. 둘째 질문 ‘복음을 선포하며 가톨릭 신앙을 전하는 말씀의 봉사직을 합당하고 슬기롭게 수행하겠습니까?’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언직 수행을 하겠냐는 말입니다. 셋째 질문 ‘성찬의 희생제사와 고해성사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충실하게 또 열심히 거행하겠습니까?’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그리스도교 백성을 성화하는 사제직 수행을 하겠냐는 말입니다. 넷째 질문 ‘맡겨진 백성을 위하여 언제나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겠습니까?’는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특히 성무일도를 바치겠느냐는 말입니다. 다섯째 질문 ‘대사제 그리스도와 날마다 더욱 깊이 결합하여 여러분도 자신을 인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 봉헌하겠습니까?’는 인류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봉헌하셨듯이 스스로를 봉헌하겠느냐는 말입니다.

 

사제 서약의 질문을 살펴보니, 사제가 되어 신자에게 봉사하는 왕직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언직과, 미사와 성사를 거행하는 사제직과, 끊임없이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는 기도의 삶과, 예수님처럼 스스로를 제물로 마치는 성화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우리는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예비 신학생이므로, 우선 신자로서 이 다섯 가지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왕직 수행으로 이웃에게 봉사하고, 예언직 수행으로 성경 말씀을 읽고 전하며, 사제직 수행으로 미사와 성사를 자주 참석하고 받고, 기도 생활로 기도의 습관을 맛들이며, 성화 생활로 날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이렇게 작은 것부터 내 가까이부터 하나씩, 오늘 복음 대목 따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예비신학생 여러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그 일부터 충실히 실천하여, 앞으로 훌륭한 신부님 되시기 바랍니다. 신자들로부터 사랑과 존경 받는 신부님 되십시오. 하느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착한 목자 신부님 되십시오. 예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도록 기억합시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요한 10,11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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