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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대구교구 군종 사제단 모임 미사 강론)
   2019/12/05  10:13

대구교구 군종 사제단 모임 미사

 

2019년 12월 2일 5시 교구청 사제관 경당

 

찬미예수님, 군종 교구에 파견되어 각 군의 다양한 현장에서 군인과 군인가족들을 사목하시는 교구신부님들과 함께 교구장님을 모시고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례력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 대림시기, 2000년 전에 이 세상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면서, 우선 2019년 12월 25일이라고 딱 정해진 성탄을 기다리는 시기인 동시에,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지만 재림하여 오실 예수님을 깨어 기다리는 우리의 준비 자세를 잘 갖추도록 요청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기도 내용이 어떤 때는 오늘 본기도처럼 그분께서 저희를 찾아와 문들 두드리실 때 하며 재림하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도록 하고, 어떤 때는 곧 다가오는 성탄축제를 기다리는 내용으로 12월 25일을 기다리도록 해줍니다.

 

오늘 복음에는 중풍에 걸린 자기 종의 어려움을 마치 자신의 어려움처럼 들고 예수님께 다가와 도움을 청하는 백인대장이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 ‘가서 고쳐 주겠다.’고 하시지만, 백인대장은 자신이 주님을 모실 자격이 없으므로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좋이 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감탄하시며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시고 덧붙여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하늘나라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칭찬은 사실 엄청난 칭찬입니다.

 

루카 복음 11,20에서 예수님께서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지상에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이미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게 되기 때문에, 백인대장에게 하신 말씀의 뜻은 ‘백인 대장은 이미 그의 놀라운 믿음으로 구원 받았으며 이미 하늘 나라에 들어갔다고.’고 밝혀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상에서 이미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사람이 백인대장 뿐일까요? 사실 주님의 기도에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를 기도하는 신자들은 모두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이미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뜻과 그분의 다스림을 살아가면 하느님 나라에 사는 것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교황 교서 복음의 기쁨 제1항은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줍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구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죄와 슬픔, 내적 공허와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기쁨이 끊임없이 새로 생겨납니다.’하십니다. 따라서, 비록 날마다의 일상이 힘들고 어렵지만, 예수님과 함께 꾸준히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은, 이미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 ‘교황 프란치스코 맨 오브 히즈 워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는데요, 웃음, 미소, 유머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황님이 날마다 웃는 연습을 하신다고 해요.

 

각 군의 다양한 현장에서 군인과 군인 가족을 사목하시는 군종 신부님들께서도 우선 기쁨과 웃음이 신부님들과 함께 하도록 하느님의 현존, 예수님의 현존을 모시고 언제나 기쁘게 사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신부님의 삶으로 그 어떤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전해 주시고, 그리스도 신자 생활의 기쁨을 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 과저에서 신부님들의 표징적 삶을 통하여 이미 이곳 지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기쁨이 가득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의 백인대장과 함께 우리도 예수님께 간청하도록 합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