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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 (사수성당 부활 제3주일 미사 강론)
   2021/04/21  11:6

부활 제3주일 미사

 

2021년 4월 18일 사수 성당

 

오늘은 부활 제 3주일입니다. 최근 600명, 700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다들 건강하게 잘 계십니까?

 

오늘 복음(루카 24,35-48)에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밤새 돌아와, 길에서 예수님을 만나 함께 얘기를 나누고 성경을 풀이해 주셨던 일, 그리고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인사하십니다. 제자들이 무서워하자, 놀라지 말고 손과 발을 만져보라 하십니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제자들 앞에서, 먹을 것을 달라하셔서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잡수시고 당신의 부활을 보여 주십니다. 그리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 한다.’고 알려주시며 성경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이어서 ‘예루살렘에서 부터 시작하여 모든 민족들에게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선포’되는 일에 제자들이 증인이 되게 하십니다. 제자들은 ‘회개하면 죄를 용서 받는다.’고 선포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통해서 하느님과 죄 많은 인류를 화해시켜 주셨기 때문에, 회개하고 돌아오면, 죄를 용서해 주시고’, ‘당신 얼굴 밝은 빛을 비추어 주신다.’(화답송)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베드로도 이스라엘에 죄를 용서 받는 회개를 선포합니다. 베드로는, 이스라엘이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겼고, 생명의 영도자 예수님 대신에 강도 바라빠를 살려달라고 청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으로 베드로는 이스라엘을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죄를 용서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죄에 대한 민감성이 있습니다. 늘 죄짓는 죄인들보다 성인들이 죄에 민감합니다. 왜 그럴까요? 한 영혼과 주님이 서로 가까워지면 그 영혼은 주님의 빛으로 무척 기뻐지는데, 그 순간 슬픔에 빠집니다. 주님이 가까이 오셔서 비추시니 전에는 어둠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바위 같은 죄가 밝게 비추어져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열심히 영혼을 청소합니다. 영신수련을 하고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하고 바위 같은 것들을 다 치웁니다. 주님과 더 가까워지니까 또 그 영혼은 주님의 더 밝은 빛으로 기뻐지다가 또 슬픔에 빠집니다. 바위 같은 죄는 치웠지만 이제는 큰 돌멩이 같은 것들이 보이고 그래서 또 치웁니다. 주님과 더 가까이 가니까 이제는 자갈 같은 것들이 보여서 또 치우고 하느라고, 성인들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한다는 것이죠. 똑같은 작업을 우리도 해야 하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죄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러한 죄들을 용서해 주신 하느님의 놀라우신 사랑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주님과 하나로 일치되는 여정에 방해가 되는 것을 치우고 정리해야 하는 것은 필요한 영적 여정입니다.

 

오늘 2독서에서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임을 밝히고, 그분을 안다 하면서 계명을 지키지 않는 거짓말쟁이가 되지 말고, 그분의 말씀을 지켜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되도록 하라고 권합니다.

 

네. 그분의 말씀을 지켜 하느님의 사랑을 완성해야 하는 우리는, 오늘날 구체적으로,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 환경 보존을 생각해야 하고, 미얀마의 그 엄청난 폭력사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 하며, 코로나시기에 가난한 나라에 어떻게 백신을 나눠줄 것인지도 생각해야 하고, 또 당장 내 이웃을 위해서 마스크를 어떻게 잘 착용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하고, 사랑의 차원에서 이웃사랑의 차원에서 이런 모든 실천 사항들을 생각하고 또 힘닿는 만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실천들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구체적 실천이 될 것입니다. 주님 말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를 실천하며, 사랑받고 용서받은 기쁨을 살아가도록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