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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미사 강론)
   2021/08/31  13:54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미사

 

2021년 8월 21일, 신동성당

 

한국천주교회는 작년 11월 29일부터 올해 11월 27일까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8월 21일은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1821년 충청도 솔뫼에서 천주교 신자 김제준 이냐시오와 고 우르술라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1836년 모방 신부님에게 신학생으로 뽑혀 마카오로 유학을 떠났으며, 신학 공부를 하는 동안 선교사 입국경로 개척을 위해 탐색하고 또 조선 입국도 2 차례 하였습니다. 1844년 부제품을 받고 이듬해 3번째로 입국하여 현석문 등의 도움으로 <조선 순교사와 순교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선교사 영입을 위해 다시 상해로 와서 1845년 8월 17일 페레올 주교님에게 사제품을 받아 한국인 최초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고국에 돌아온 김대건 신부님은 서울과 용인에서 사목을 시작하였으나, 1846년 선교사 영입과 서신 전달을 위하여 서해를 탐색하던 중 순위도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었습니다. 신부님의 넓은 식견에 배교하고 조정에서 일하라는 회유도 받았지만, 굴하지 않았으며, 결국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군문효수 형을 당해 1년 한 달 가량의 짧은 사제 생활을 하셨습니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복자로,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성인으로 선포하였으며, 유네스코에 의해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은 김대건 신부님 열한 번째 편지의 일부입니다. “일반적으로 외교인들은 천주교 신자들이 정직하다고 알고 있고 신자들의 비참을 동정합니다. 그리고 박해 때는 신자들에게 여러 가지 은혜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외교인들은 어떤 좋은 것이나 놀라운 것을 발견하면 ‘필시 천주교 신자의 행동일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외교인들끼리도 어떤 것을 올바르게 행하는 사람을 보면 ‘자네도 천주교 신자인가? 그래서 바르게 행동하려고 하나?’라고 농담을 합니다.”

 

이 편지의 내용은 요즘도 그러할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하신 가르침을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신자들에게, 사랑의 증거자가 되어 부모님, 배우자, 자녀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씀하시라 청하고 있고, 직장, 학교, 사회에서 신앙의 증거자가 되어 ‘식사 전후 기도’를 꼭 바쳐 주변사람들에게 ‘아 천주교 신자이시군요.’라고 들으시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또 김대건 신부님이 묘사하신 것처럼 사랑의 증거자, 신앙의 증거자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약속하시죠?

 

강론을 짧게 마무리하며, 김대건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교우들 보아라.” 하신 유일한 한글 편지의 마지막 당부를 들어봅시다. “세상 온갖 일은 주님의 뜻 아닌 것이 없고, 주님께서 내리신 상이나 벌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박해도 또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바니, 여러분은 이를 달게 받아 참으면서 주님을 위하고, 오직 주님께 슬피 빌어서 빨리 평안함을 주시기를 기다리십시오. 내가 죽는 것이 여러분의 인간적 정과 영혼을 위한 큰일에 어찌 거리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께서 오래지 아니하여 나와 비교하여 더 착실한 목자를 상으로 주실 것이니, 부디 서러워 마십시오. 큰 사랑을 이루어 한 몸같이 주님을 섬기다가, 죽은 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하느님 앞에서 만나, 길이 영복을 누리기를 천번 만번 바랍니다.”

 

네. 신부님 말씀처럼, 큰 사랑을 이루어 한 몸같이 주님을 섬기다가, 길이 천상 영복을 누리도록 노력하기로, 우리 모두 결심하고 다짐하면서, 김대건 신부님의 전구를 청하도록 합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