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분 마음에 드는 이에게 평화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강론) |
2021/12/28 11:6 |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2021년 12월 25일, 계산 주교좌 성당/고성성당
찬미예수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또한 올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성탄 축하와 함께, 수고한 우리 자신과 가족에게, 그리고 이끌어주신 하느님과 은인들께 큰 박수를 보냅시다. <박수>
우리를 위해 아기 예수님 태어나셨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칙령에 따라 요셉은 임신 중인 마리아와 함께 다윗 고을 베들레헴에 호적 등록을 하러 갔습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아들을 낳아 구유에 뉘었습니다. 그때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하자, 천사 곁에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고 찬양합니다(참조. 루카 2장).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곁에 오신 성탄, 올해는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는 말씀을 묵상하겠습니다. 사실 하느님 마음에 드는 그 첫 번째는 예수님입니다. 세례 받으실 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하셨습니다. 거룩한 변모 때도 똑같이 말씀하시고 덧붙여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하셨습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 길을 걷는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자의식이 있었습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요한 8,29)고 밝히십니다.
성부께서 당신 마음에 드는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시고, 인류 구원의 십자가를 지게 하신 뜻은, 우리도 하느님 자녀가 되어, 예수님 제자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뒤따라, 결국 하늘나라를 상속받으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성도들에게 ‘선행과 나눔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것들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입니다.’(히브 13,16), 그리고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입니다. 무엇이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가려내십시오.’(에페 5,9-10)라고,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을 실천하도록 촉구합니다.
2021년을 마무리하며, 올해 우리가 어떻게 실천했는지 살펴봅시다. 우선, 올해 가톨릭교회는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의 보존을 위해 교황회칙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대구에서는 교구장기사목계획에 맞추어 10년 계획으로 생태환경보존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하여 가난한 나라에 백신을 보내는 <백신 나눔 운동>을 펼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약48억 모금했고, 대구에서 7억 가까이 모금했습니다. 셋째로, 올해 자선주일에 교구 사회복지 전체 후원회 <밀알회> 회원을 모집했는데, 새로 4,500분이 동참해주셨습니다. 넷째로, 교황회칙 <모든 형제들>은, 착한 사마리아인과 여관주인이 힘을 합해 강도당한 이를 도왔다고 하며, 각자 있는 곳에서 형편껏 인류 형제애를 실천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실천하신 여러분의 손길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그들에 전해졌을 것입니다.
네, 우리 모두는 예수님께로부터 칭찬의 말씀,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었고, 나그네였을 때 따듯이 맞아들이고, 병들었을 때 돌봐 주었으며, 감옥에 있을 때 찾아와 주었다.’라고 듣도록, 앞으로도 눈을 크게 뜨고, 사랑을 실천할 기회가 주어지면, 놓치지 않도록 합시다. 한편 잘 나눠주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에 잘 채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또 말씀을 묵상하면서, 또 성령을 청하면서, 또 성체를 모시면서, 주님을 우리 안에 충만히 맞아들여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성탄을 축하드리며, 이웃을 사랑하며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맞아들이면서, 우리 주님을 맞아들이도록 합시다.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