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탁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 폐막미사 강론) |
2022/06/28 15:28 |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 폐막미사
2022년 6월 26일, 가창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연중 제13주일이며, 교황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 반포 5주년을 맞아, 2021년 3월 19일부터 시작한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의 폐막 미사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를 선포하시면서, ‘세상의 모든 가정에서 첫째,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과, 둘째, 성령의 활동과, 셋째, 모성애 깊은 배려와 돌봄이 드러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첫째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은 ‘가정 안에서 부부의 결합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부부의 사랑이 바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동참하는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목숨 바쳐 교회를 사랑하신 그 사랑에 결합되는 표지임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둘째로 ‘성령의 활동’은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듯이, 혼인은 성소, 곧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것입니다. 혼인은 부부 각자를 향한 하느님의 계획의 실현이며, 하느님 은총의 결실입니다. 세례가 자신을 위한 부르심이라면, 혼인은 이웃의 구원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배우자와 자녀를 위해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부르심에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믿음으로 응답하였을 때, 성령께서 오셨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한편, 실제 삶에서 배우자, 부모, 자녀들이 각자 겪는 문제가 있고, 구성원 상호 간에 겪는 문제도 있으며, 구성원들을 짓누르는 문제들은 성가정의 여정에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가정마다 있는 문제 앞에서 모성애 깊은 배려와 돌봄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셋째 강조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부부나 가족 간에 신경전이나 싸움을 할 수는 있지만 하루를 끝마치기 전에 <그날> 화해하도록 권고하십니다.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냉전은 매우 위험하며, 냉전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에 공동의 목적지를 향해 함께 나간다는 ‘시노달리타스’ 곧 ‘시노드 정신’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정 안에 부모와 조부모와 젊은이가 함께 하는 대화와 경청의 가정 공동체를 형성해야 합니다.
교황님은 가정마다 사랑을 강화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세 마디, 곧 ‘1. 부탁해요. 2. 고마워요. 3. 미안해요.’를 적극 활용하자고 조언하십니다. 1. ‘부탁해요. 제발요. 해도 될까요?’라고 번역되는 please는 정중함의 표현이며, 2. ‘고마워요.’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도움, 봉사, 배려에 대해 늘 표현해야 하는 고결한 영혼의 숨결과 같은 것이며, 3. ‘미안해요.’는 가장 말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나약한 인간으로 잘못할 수 있고, 잘못하면 때때로 누군가에게 가족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용서청하고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쑥스럽다면 영어로라도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세 단어를 잘 사용하는 가정을 행복한 가정이며, 이러한 정중함(please)과 감사(thanks)와 뉘우침(sorry)의 표현은 시간이 지나도 가정의 사랑을 지속하고 강화하는 힘이 있습니다.
네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를 폐막하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부모의 장례를 치르는 것 보다 당신을 따르라’는 어쩌면 가혹하게 느껴지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께 먼저 뿌리내리고 예수님의 현존과 함께하는 역동성이 없다면 어떤 소중한 것이라도 시들어버린다는 뜻으로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과 먼저 결합합시다. 그리고 나자렛의 성가정을 본받아,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드러나고, 성령이 활동하는 자리가 되며, 문제가 없지 않겠지만 모성애 깊은 배려와 돌봄으로, 그날 화해하고, 대화와 경청의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가면 좋겠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것처럼, 가정의 사랑을 강화하는 세 마디, 1. 부탁해요, 2. 고마워요. 3. 미안해요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 가정이, 사랑의 집, 기도의 집이 되고,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으로 하루를 성화하고 성덕을 닦는 자리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