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는 이제 너희를 보낸다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
2023/07/17 11:33 |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2023년 7월 14일 한티피정의 집
찬미예수님, 사제연중피정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 파견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피정동안 힘있는 강의를 해주신 임미숙 엘렉타 수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날마다 미사를 주례하시고 진솔하게 강론을 해주신 신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피정 강의와 강론에서 각자 울림이 있는 부분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통회의 기도에는 생각과 말과 행위가 있습니다. 이 셋은 함께 갑니다. 요한복음 서문에는, ‘말씀이 영원으로부터 하느님 품속에 계셨는데, 그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다.’고 전합니다. 여기에서도, 하느님 품속의 말씀(생각), 하느님 입으로 뱉으신 말씀(말), 육화하고 사건이 되시는 말씀(행위)이시니, 역시 생각, 말, 행위가 함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사도들의 파견장면이 등장합니다. 먼저 사도들의 행위가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를 보낸다고 하셨으니, 사도들은 파견되어 갔고, 채찍질 당하고, 끌려가고, 박해를 당하고, 미움을 받고, 끝까지 견디에 냈습니다. 어떤 고을에서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라고 하셨으니 사도들은 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말이 나타납니다.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하지 마라, 그때 일러주실 것이다.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 말씀하실 것이다.’합니다. 그러므로 사도들은 이렇게 행동하였고 또 증언의 말도 하였을 것이기에, 말과 행동이 어우러져 있다고 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에게 들은 것만 이야기하시고, 말씀에 순명하여 큰 사랑의 행위로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이셨는데요. 이제 제자들에게도, 당신이 넘겨받아서 다시 넘겨주셨던 말씀을 전달해주시고, 제자들도 아버지의 영에 따라 말하고 또 행동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구약시대에 말과 행동이, 또 예배와 생활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 예언자들이 호통을 쳤습니다. ‘번제로 불타는 소의 기름이 역겹다. 오히려 과부를 지켜주고 고아를 보호해 주어라.’하였고, ‘오히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라고 경고하였던 것입니다. 신약시대 이후를 사는 우리들 파견받은 사제들이, 예수님을 통해 받은 말씀을 전하고, 그렇게 살도록 가르치면서도, 정작 저부터 실천하지 못해 질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하는 가운데, 우리의 하느님 예배와 애덕실천의 영적예배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저 그리고 우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파견미사라서 그런지 오늘 1독서 창세기도 파견인데. 이스라엘의 파견입니다.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을 다 챙겨서 길을 떠나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브에르 세바에서 제사를 드리자, 하느님께서는 환시 중에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나도 너와 함께 내려가겠다. 그리고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은 구약시대에, 어쩌면 낯선 땅으로 여겨졌던 이집트로 파견되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은 ‘내가 함께 내려가고, 함께 하고, 다시 데려오겠다.’하셨던 그 말씀을 믿고 길을 떠났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파견 받은 사제들도, 각자의 소명의 자리에서, 주님의 현존을 확실히 느끼며, 그분과 함께, 그분이 이끌어 주시는 대로, 신자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강사 수녀님께서 루카의 예수님에 관하여 결론처럼, 경계넘기 신학을 말씀해 주셨으며, 또 예수님께서 새로운 신학을 제시하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르치셨다는 말씀해주신 것, 잘 기억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 때 들으셨던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하는 말씀을 들으셨고, 그 말씀을 평생토록, 또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까지도,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의 행위로 펼치셨음을 잘 기억하겠습니다. 강사 수녀님께 감사드리며, 우리도 십자가에 목숨바친 사랑을 선포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거기에 응답하였기에, 소임지에서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전달하는 사제의 삶으로 펼치는 것이, 수녀님의 강의에 대한 답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모두 신자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송하는 삶을 잘 살아가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