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아버지께서 사랑하시고, 함께 살 것이다 (샬트르 대구관구 12대 관구 출범 미사 강론) |
2024/05/02 9:22 |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12대 관구 출범 미사
2024년 4월 29일
오늘 4월 29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제12대 대구관구의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현재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목방향에 따라 ‘시노달리타스’를 교회가 살아가야할 중요한 과제로 선포하고,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를 제1회기를, 2023년 10월 4일-29일에 진행하였습니다. 총 430명이 참석하였는데, 그 중에 주교가 아닌 사제와 남녀수도자들 포함 총365명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였고, 그밖에 전문가, 초대손님, 실무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시노드 영적준비로 9월 30일에 전야기도를 바쳤고, 이후 3박 4일간 전원참석 피정을 했습니다. 피정에서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 귀 기울이며, 성령 안에서 서로 경청하고 나누는’ 내적태도를 배우고, 경청과 대화에 대한 방법론을 익혔습니다. 시노드 장소는 성베드로대성당 왼편 일반알현실인 바오로 6세 홀입니다. 기존 시노드홀은 극장식 구조로 강단에 의장단이 앉았고, 마주 보고 주교들이 층층이 앉았었습니다. 이번에는 원탁 39개를 설치하여 소그룹별로 앉았습니다. 원탁에서 기도를 하고, 강의를 듣고, 조별 나눔을 하고, 종합발표도 들었습니다.
이번 시노드의 특징입니다. 먼저, 원탁에 함께 앉아, 서열 없는 시노드적인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강의 마치고, 또 조별 나눔 30-40분마다 한번씩 3분정도 침묵을 갖고서, 성령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조별 나눔은 의장president, 서기secretary, 조력자/촉진자facilitator 3명이 진행하는데, 의장은 시작 마침 기도를 바치고, 서기는 기록해서 보고하고, 조력자/촉진자는 3분이 될 때 적절하게 안내합니다. 마지막에 성령의 목소리도 듣도록 3분을 침묵하며 기도했습니다. 또한, 시노드에 앞서 내적 영적 태도를 가다듬는 피정을 하고, 날마다 미사와 기도에서 복음 묵상과 영성 훈화를 하였습니다. 끝으로 추기경, 주교에 덧붙여, 사제, 수도자, 여성, 평신도들도 참석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의도는 앞으로는 교회가 시노드적인 교회로서, 친교와 선교와 참여를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대 교황님들께서 교황특권을 시대에 맞추어 포기하셨습니다. 티아라(삼층관)을 포기하셨고, 교황가마도 포기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적극적으로 더 힘들고 어려운 이들,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시고 계십니다.
한편, 보편교회 새 사제 양성 지침에 따라 개정된 한국 천주교 사제 양성 지침, 제9항 <양성목적>의 둘째목적 <공동체에 봉사하는 사제>에서, 사제는 성직주의에 빠져 일방적으로 신자들을 지배하지 말아야 하고, 신자들이 바라는 것을 잘 살펴야 하지만, 대중주의, 곧 포플리즘에 빠져 대중이 원하는 것을 대중의 인기를 끄는 방식으로 사목해서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사제들은 본당 봉사자들과 함께 시노드 정신으로,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해,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공동식별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보편 교회와 한국 교회의 맥락 속에서 12대 대구관구가 출범합니다. 오늘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듣는 말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보호자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하십니다. 이 말씀을 실천하여, 관구장님과 모든 수녀님들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들려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을 지키고, 성령의 역할을 통하여 아버지와 아드님의 현존을 수도 가족 안에서 풍성하게 체험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세계 주교 시노드를 바라보면서 교회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말씀과 성체를 중심으로 하는 원탁, 라운드 테이블 구조로 변화되고 있으며, 우리 일상의 삶도 성령의 말씀에 대한 대화와 경청, 그리고 하느님과 이웃과 이루는 친교를 통하여 펼쳐져야 한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범하는 제12대 대구관구에서 말씀과 성체와 성령을 중심으로 하는 하느님 친교를 바탕으로, 수도 가족 안에서도, 세상의 이웃과 피조물을 향해서도, 사랑과 친교를 바탕으로 수도회 고유 카리스마를 펼치면서 기쁘고 행복하게 수도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