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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종 신부의 사명 (교구 소속 군종 사제단 미사 강론)
   2016/12/06  13:13

교구 소속 군종 사제단 미사

 

2016년 12월 5일, 교구청 사제관 경당

 

찬미예수님, 오늘 교구를 방문하여 함께 미사를 공동 집전하시는 교구 소속 군종 신부님들 반갑습니다. 신부님들의 군 복음화를 위한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군종 신부는 군대라고 하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사제의 임무를 수행하며 살도록 각 교구에서 파견된 사제들입니다. 그래서 군대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군인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더욱 잘 살피고 그들에게 가까이 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복무중인 군인뿐만 아니라 군인 가족이 지닌 특수한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군종 사목은 마치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하느님의 사랑을,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더 잘 전달하시기 위하여, 말씀으로 영원으로부터 사시던 성부의 품속을 떠나 지상에 파견되시어 사람이 되시고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지상에 태어나신 것과 비슷하게 이루어집니다. 곧 하느님께서 이 세상으로 들어오신 것과 비슷하게 군종 신부님들은 군대에 입대하여 일정 기간 훈련을 받고 임관하여, 군대 안에서 사목하시는 것입니다. 군대 안에서 펼쳐지는 사목이기에, 부대 안 일정 종교 지구에 군 성당이 마련되고, 군종 신부님들이 영내 군 성당으로 들어가셔서 미사를 거행하고 성사를 집전하며, 군인 신자들을 사목하기 위해서 경계 근무를 서거나 훈련을 하는 장소까지 여건에 따라 방문하여 군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잘 깨닫게 하시려고 직접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모습처럼, 군종 신부님들은, 군대에서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널리 전하여 믿게 하려고 이렇게 파견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5,17-26)에서 사람들은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 합니다. 그러나 군중 때문에 도저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지붕의 기와를 벗겨 내고는,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결국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 보냅니다(루카 5,18-19 참조).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예수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으니 무조건 그분 앞으로 모시고 가야하겠다는 그들의 그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루카 5,20) 이 말씀으로 사람의 아들, 곧 당신께서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계심을 밝히시고는, 그것을 증명하시기 위하여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걸어가라.”(루카 5,24)고 하십니다. 중풍병자는 즉시 일어나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갑니다. 다른 모든 사람도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였으며, 신기한 일을 목격하고 두려워합니다(루카 5,25-26 참조).

 

군대에서 우리 군종 신부님들은 군인들에게 이런 예수님을 전하게 됩니다. 신부님들의 사목 활동을 통하여 군인들이,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십자가 위에서 목숨까지 바치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표징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신부님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많이 닮은 군종 신부님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성경 말씀과 교회의 전례와 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깊이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분과 하나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신부님들의 얼굴이 그분의 광채로 빛나고, 신부님들의 삶이 주님을 모시고 사는 그리스도인의 당당함과 자신감으로 넘치고, 신부님들을 통해, 오늘 복음의 치유기적처럼, 신비롭고 놀라운 섭리가 펼쳐져,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함께, 지난 일 년 동안 베풀어 주신 모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하느님께서 우리 군종 신부님들, 그리고 모든 관련된 분들을 잘 이끌어 주시고 보살펴 주시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