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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주님 만찬 미사 강론)
   2017/04/14  10:0

주님 만찬 미사

 

2017년 4월 13일, 대구관구 대신학원

 

찬미예수님, 오늘은 주님 만찬 성목요일입니다. 미사경본에서는 이 미사에서 기념하는 신비, 곧 성체성사와 성품성사 제정과 형제적 사랑의 새 계명을 강론으로 설명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성체성사 제정에 관하여 살펴봅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 12장을 보면 구약의 파스카 축제 예식이 하느님에게서 모세와 아론에게 주어진 것이며, 결코 인간의 창작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신약의 파스카로, 오늘 제2독서 코린토서 11장을 보면 주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마지막 만찬 중에 친히 빵과 잔을 드시고 축복하시어 나누어 주시면서 구약의 파스카 예식에는 없는 말씀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을 새롭게 덧붙이시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일찍이 예수님께서는,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고,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게 되며, 사실 당신이 주실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당신의 살’이라고 밝히셨습니다(요한 6,51참조). 그러자 유다인들 사이에 ‘어떻게 자기 살을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하며 말다툼이 벌어졌지요(6,52참조). 제자들 가운데서도 많은 이가 말씀을 듣고 투덜거리며 떠나갔습니다. 남은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고 물으셨을 때, 시몬 베드로가 대표로,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며 계속해서 주님을 따르기로 합니다.

 

그렇게 남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사제직을 세워주십니다. 성찬 제정과 축성문 가운데, 빵을 축성하며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그리고 잔을 축성하며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라고 덧붙이심으로써, 성체와 성혈을 축성하여 나누어줄 사제직, 피 흘림의 제사를 지내던 구약의 사제직과 달리, 빵과 포도주를 제물로 피 흘림 없는 새로운 희생 제사를 바칠 새로운 사제직을 세우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만찬 때에,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여, 자기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다가, 예수님께서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하시자, 우여곡절 끝에 베드로도 발 씻김을 받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뜻을 풀이해주십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형제적 사랑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성체성사 제정하시면서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실 때, 예수님은 피 흘림 없는 신약의 희생 제사를 세우시지만, 당신 십자가의 피 흘림을 이미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기억하여 우리가 행해야 하는 것은, 신약의 사제로서 성찬례를 바치는 것과 함께, 인류를 사랑하신 저 십자가의 희생에, 각자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동참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서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하신 형제적 애덕 실천의 명령 속에서는 “벗을 위하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주님의 가르침도 분명히 담겨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것을 기억하며, 주님의 그 깊은 사랑을 되갚을 수 있게,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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