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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직의 거룩함과 아름다움 안에서 (2018년 사제 성화의 날 미사 강론)
   2018/06/11  11:27

사제성화의 날 미사

 

2018. 06. 08.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대축일

 

5월 성모성월이 지나고 6월 예수성심성월을 맞이한 지 벌써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대축일’이며 ‘사제성화의 날’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여 성모당에서 ‘사제성화의 날’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 사제들을 지켜주시고 돌봐주신 데 대하여 감사를 드리며 저를 포함하여 모든 사제들이 더욱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 6월 12일에 있을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우리나라에 평화가 참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빌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13일에는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있는데 정말 자신의 욕심이나 영달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뽑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전임 성모당 담당을 했던 이찬우 신부님의 글을 보니까 성모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5월에 가장 많았다가 6월이 되면 급격하게 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6월 말이 가까워지면 미사 참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미사예물을 바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제서품 축일이 6월 24일과 29일 전후인 신부님들이 많다는 것이고, 세례자 요한이나 베드로, 바오로 본명을 가진 신부님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을 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을 볼 때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수많은 신자들이 신부님들을 참으로 위하고, 사제성화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저를 포함하여 성직자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주일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었습니다. 교회는 예수성심대축일을 성체성혈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지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체성사와 예수성심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권고에 따라 교회는 예수성심대축일에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예수성심과 사제성화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 ‘이것을 받아먹어라.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이것을 받아 마셔라.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내 피다.’하시며 세우셨던 성체성사가 바로 예수성심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체성사를 매일 집전하고 있는 사제들이 닮아야 하는 마음이 바로 예수성심인 것입니다. 
예수성심은 우리들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내용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호세아서 11장 말씀은, 하느님께서 그토록 사랑을 베풀건만 자꾸만 멀어지고 죄에 빠지는 이스라엘을 안타까워 하시면서도 용서하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호세 11,8-9) 
제2독서인 에페소서 3장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19절) 하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말씀(요한 19,31-37)은 ‘군사 하나가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는데 거기에서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미사에서 바칠 감사송을 보면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저희를 위하여 몸소 자신을 제물로 바치시고, 심장이 찔리시어 피와 물을 쏟으시니, 거기서 교회의 성사들이 흘러나오고, 모든 이가 구세주의 열린 성심께 달려가 끊임없이 구원의 샘물을 길어 올리나이다.”
오늘 성경말씀과 전례 기도문을 볼 때 예수성심이 드러내는 하느님의 사랑이 어떠한지, 그리고 예수성심대축일에 왜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도록 권고하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신부님들이 언제 어디서나 예수성심을 닮은 사제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그리고 신자 분들은 더욱 열심히 기도드려 주시기를 다시 한 번 청합니다. 
 
올해는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성모당을 봉헌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시다시피 안 주교님께서 1911년 6월 26일 대구의 주교로 부임하시고 처음 맞이하는 주일인 7월 2일에 주교좌계산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시며 ‘루르드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교구 주보로 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교구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세 가지를 성모님께서 도와주시기를 청원드리고, 그 세 가지를 도와주시면 교구청의 가장 아름다운 자리에 루르드의 마사비엘 성모동굴과 닮은 성모당을 지어 봉헌할 것을 허원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세 가지가 놀랍게도 몇 년 안에 이루어져 1917년 7월 31일에 성모당 땅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하여 그 이듬해 10월 13일에 봉헌식을 가졌던 것입니다. 
제가 간단하게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 성모당이 그렇게 간단하게 지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어려움이 참 많았습니다. 안세화 주교님께서 1918년 10월 13일에 성모당을 봉헌하시면서 ‘대구교구 7년에 대한 증거로 남기고자’ 라는 글을 남기셨습니다.
거기에 보면, 1913년에 주교관을 지었고 1914년에 신학교를 설립하였지만 셋째 청인 주교좌성당 증축은 전쟁(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모금이 잘 안 되어 늦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16년 가을에 당시 계산성당 초대보좌신부로 있던 소세 신부님(한국명 소세덕, 당시 40세)이 병이 들어 교구청에 들어와서 요양을 하고 계셨는데, 안 주교님께서 전라도 지역 사목방문 계획이 있어서 전라도로 떠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신학생 한 명이 전라도 되재성당까지 달려와서는 소세 신부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전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교님께서는 성모님께 다시 청원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소세신부를 낫게 해주시면 주교좌성당 증축 전에 성모당을 지어 봉헌하겠다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성모님께서는 소세신부님을 낫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1917년 7월 31일에 성모당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그해 12월 30일 한 해가 다 가기 바로 전에 몇몇 사람들이 주교좌계산성당 증축을 위한 자금을 내어 놓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성모님은 한 사람의 사제를 살리셨고 성당 증축을 위한 재정도 마련해 주셨던 것입니다. 
안 주교님께서는 ‘대구교구 7년에 대한 증거로 남기고자’ 라는 글에서 이렇게 쓰고 계십니다.
“천주의 성모께서는 참으로 우리의 재정 관리인이 되어 주셨고 세계 각처에서 보내온 헌금으로 허원의 소청뿐 아니라 전쟁 때문에 한때 유지비마저 부족했던 교구의 자금을 쓰지 않고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 주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모님께서 우리 교구를 위해서 꼭 도와주시고 빌어주실 것이라는 주교님의 그 확고한 믿음을 볼 수 있고, 허원을 수정하면서까지 한 사람의 사제를 살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버지 같은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날 우리 교구도,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도 모두가 이런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가 된 교구의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대신학교에서 올해 사제서품 은경축을 맞이하는 신부님들의 ‘홈커밍데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도 같이 미사를 드렸었습니다만, 그날 감동스러웠던 것은, 신부님들이 미사 전에 지난 25년간 사제로 살아왔던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새롭게 살아갈 다짐의 글을 써서 봉헌시간에 봉헌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예수성심대축일에 사제성화의 날 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 모든 신부님들이 사제로서의 자신의 신원을 확고히 가지시길 바라며, 사제직의 고귀함과 거룩함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루르드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 복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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