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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삶의 작은 섬 하나 (천부본당 50주년 및 성전 재건축 봉헌미사 강론)
   2016/07/05  9:48

천부본당 50주년 및 성전 재건축 봉헌미사


2016. 06. 29.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오늘 천부본당 주보축일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천부본당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고 재건축한 성전을 다시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어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제가 6년 전에 도동본당 50주년 감사미사를 드리기 위해 울릉도를 방문하였다가 천부성당에서도 미사를 드렸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6월에는 견진성사를 위해서 방문하였는데 역시 천부성당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이처럼 바뀔지는 몰랐습니다. 본당 50주년을 맞이해서 참으로 큰 변화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성당 하나 리모델링하기도 힘든데 이번에 성당 재건축과 교육관 증축, 그리고 영성센터 신축이라는 그 어려운 일을 한꺼번에 이룬 것입니다. 
본당 신자도 얼마 안 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본당신부님을 통하여 천부성당에 가득 내려왔던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들의 노력과 희생과 봉헌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희사를 하셨고 많은 분들이 노력 봉사도 하셨습니다. 
이번에 박병래 안토니오 신부님이 제대와 독서대와 감실 받침대를 만들어 봉헌하였습니다. 놀랍게도 50년 전에 천부성당을 처음 지을 때 성당 기초에 들어가는 돌을 다듬는 석공 일을 하셨던 분이 박병래 신부님의 부친 박준환 토마 옹이었다는 이야기를 어제 들었습니다. 이번에 성당을 재건축하면서 그 돌들과 종각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였다고 합니다. 예수님과 요셉 집안이 목수 집안이었듯이 박신부님의 집안도 목수 집안인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이루어주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오늘 천부성당 50주년과 성당과 영성센터 축복식을 축하하기 위해 육지에서 교우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이것이 가톨릭교회의 모습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어딜 가나 하나요 한 형제자매인 것입니다. 
저는 나기정 다니엘 신부님이 육지에서 사목하실 때보다 울릉도에 가신 후로 더 자주 본 것 같습니다. 지난 1~2년 동안은 툭하면 교구청 사제관의 식당에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육지에 나와서 여기 저기 모금을 하고 난 뒤 갈 데 없으면 교구청에 밥 얻어먹으러 오시는 것이지요. 하여튼 그동안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성당과 교육관과 영성센터를 새로 마련함으로써 아름다운 울릉도가 더욱 아름다운 울릉도로 갑자기 업그레이드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설들이 본당신자들에게는 물론이요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신심을 더욱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울릉도에 처음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것은 10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습니다. 
조선교구 제8대 교구장이신 뮈텔 주교님의 일기를 보면 1893년 11월에 주교님께서 경상도 지방을 사목방문 하셨는데 경주 산내의 진목정 공소회장인 박요한 씨한테서 울릉도로 떠난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왜 울릉도에 갔느냐 하면, 조선시대 말인 1882년에 울릉도 개척령이 반포되어 육지의 많은 사람들을 울릉도로 이주시켰다고 합니다.  그때 경주 진목정에 살던 박요한 회장의 형제들도 울릉도 개척팀의 일원으로 이주해 갔던 것으로 보이며 이 교우들이 다른 사람들을 전교하지 않았겠는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구 계산본당의 첫 본당신부인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의 서한을 보면 어느 날 울릉도에서 어떤 사람이 와서 예비신자 명단을 보여주며 울릉도에 건너와서 세례를 주면 좋겠다는 청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자료들을 볼 때 울릉도는 벌써 100년도 훨씬 전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 한일합방이 되고 일본 식민지가 되면서 울릉도에 별다른 활동이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1955년 12월 현재룡 비오 형제님이 울릉도에 전교회장으로서 자원하여 파견됨으로써 울릉도에는 다시 복음화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사가 그렇습니다만, 울릉도에서도 정말 특이한 것이 이런 평신도분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참으로 대단했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의 활동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울릉도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마침내 1960년 도동본당이 설립되어 초대 주임신부로 이길준 신부님이 오셨고, 1966년 천부본당이 설립되어 초대 주임신부로 유승렬 신부님이 오셨던 것입니다. 오늘 천부본당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박현동 아빠스님도 오셨는데 아빠스님이 갓난아기 때 유승렬 신부님한테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난 세월 동안 울릉도의 복음화와 천부본당의 발전을 위하여 수고하신 역대 본당신부님들과 회장님들, 그리고 수고하신 모든 신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천부본당 주보성인이 성 바오로 사도이십니다. 그리고 오늘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기에 오늘이 천부본당 주보축일인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명축일 맞이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 이분들에게도 축하드립니다.
베드로와 바오로가 어떤 분이신지를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입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는 우리 교회를 떠받치고 있는 커다란 두 기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16,13-19)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질문을 하셨는데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하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18) 
이처럼 우리 교회는 베드로가 고백한 신앙의 반석 위에 서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자주 이 성당에 와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우리의 신심을 더욱 높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인 티모테오 2서 4장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굳세게 해 주신 것은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7.17)
바오로 사도께서는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 되었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저께 27일 오전에 대구 복자성당에서 어떤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저도 예정보다 하루 늦게 울릉도에 도착하였습니다만, 그 장례미사는 교구 사도직 협조자이며 소화 어린이 집 설립자이신 옥잉애 여사의 장례미사였습니다. 옥잉애 여사께서는 1963년에 서정길 대주교님의 초청으로 대구에 오셔서 평생을 아동복지사업을 위하여 헌신하신 분이십니다. 그날 미사 후 고별식에 앞서 그분의 유언서가 낭독되었습니다.
“모든 이에게 감사합니다. 나는 한국에서 보람있게 살았습니다. 이다음에 모두들 천국에서 하느님 앞에서 다시 만납시다.”
우리도 나중에 은퇴를 하거나 삶을 마감하면서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그 굳센 신앙과 바오로 사도의 그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우리 모두가 가지게 되기를 빕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여, 우리와 우리 교회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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