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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사자에게 중요한 것 - 예수님, 기도, 증거 (제2회 한티마을축제 미사 강론)
   2016/07/27  17:39

한티순교성지 봉사자의 날(제2회 한티마을축제)


2016. 07. 23.(토) 한티 피정의 집

 

오늘 ‘제2회 한티마을 축제’에 참석하신 봉사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한티성지가 아름답게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모두 즐거운 축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티는 옛날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살고, 죽고, 묻힌, 완벽한 성지입니다. 이 성지를 잘 가꾸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신앙의 은혜를 풍성히 받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가 예수님이고 둘째가 기도이며 셋째가 증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 없는 그리스도인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 없는 활동은 헛된 활동인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 콜로새서 2,12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믿고 사랑하고, 기도와 묵상으로써 그분과의 관계를 깊이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지난 주일 복음 말씀(루카 10,38-42)이 오늘 복음 말씀의 바로 앞의 말씀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41-42)
어떤 사람은 이 말씀을 해석하기를, 예수님께서 마르타를 보고 ‘음식을 너무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마라. 한 가지만 차려라.’ 고 하신 말씀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런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음식준비보다는 예수님 당신 말씀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때 들어야 하고 그분께 기도드릴 수 있을 때 기도드려야 합니다. 그분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늘 우리한테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기도’라고 했습니다. 기도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숨과 같습니다. 우리가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처럼 기도하지 않고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도 없이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고 기도 없이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봉독한 복음말씀(루카 11.1-13)이 기도에 대한 말씀이요 가르침입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자주 외딴 곳에 가시어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 하고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가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2-4)
예수님께서 여기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계십니다. 이것은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께서 누리시던 그 관계를 우리들도 이 기도를 통해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그리고 ‘주님의 기도’는 우리가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부터 청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음식 준비보다는 예수님 말씀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듯이 말입니다. 
그 다음에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많은 양식이 아니라 매일 필요한 양식을 구하고 있으며, 육신에 필요한 양식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영신에 필요한 양식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고 난 뒤에 하나의 비유를 들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자비로우신 분임을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확신에 찬 믿음으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믿음 속에서 기도는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9-10)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13)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십니다. 바로 성령이십니다. 그 성령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고 여러분의 마음을 열게 하시고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게 하시고 하느님의 뜻을 깨닫게 하시며 하느님의 일을 하게 하십니다. 여러분들을 한티성지의 후원회원이 되게 하시고 봉사자가 되게 하시며 오늘 이곳으로 인도해 주신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하느님으로부터 가장 좋은 것, 곧 성령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이든, 신앙생활이든, 교회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하든, 자신의 사사로운 판단이나 욕심으로 할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세 가지 중에 마지막 것이 증거입니다. 그 증거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해야 올바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병인박해 때 한티에 살던 수많은 신자들이 목숨을 바쳐서 하느님을 증거하였습니다. 그분들이 순교로써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중심에는 늘 예수님이 계셨고 예수님이 그들 삶의 최고의 가치였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산골짜기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았겠지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기쁘게 살았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그분들처럼 목숨을 바치면서 하느님을 증거하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증거하고 하느님의 용서를 증거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런 삶을 살도록 하느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종 서태순 베드로와 한티의 순교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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