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교구장/보좌주교 > 교구장 말씀
제목 사랑과 봉사의 역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05주년 기념미사 강론)
   2019/05/20  10:19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05주년 기념미사

 

2019. 05. 15. 대가대 교목처 성당

 
우리 대학이 올해로 개교 10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긴 세월 동안 우리 학교를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애쓰신 역대 총장님들님을 비롯한 교수님들, 직원선생님들, 그리고 누구보다 소중한 학생 여러분들과 동문 여러분들에게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이 마침 스승의 날인데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대학은 천주교 대구교구의 초대교구장이셨던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1914년 외국의 어느 은인의 도움으로 우리나라 두 번째 신학교로 세운 ‘성 유스티노 신학교’가 그 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의 이름은 은인의 뜻에 따라 2세기의 철학자이자 순교자인 유스티노 성인의 이름으로 하였습니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는 일제 강점기 시절 30여 년 동안 유지되었는데,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셨던 최덕홍 주교님과 제 7대 교구장이셨던 서정길 대주교님을 비롯하여 주교 5분, 사제 67분을 배출하였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1933년에 유스티노 신학교의 소신학교 과정에 입학을 하였다가 얼마 후 한국교회의 방침에 따라 서울 동성학교로 전학을 가셨던 것입니다. 학문을 수호하고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유스티노 성인의 순탄치 않았던 삶처럼 유스티노 신학교도 일제의 탄압으로 1945년 3월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1950년에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사변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1951년 중반에 6·25전쟁이 소강상태에 있었고, 한반도에서의 민주주의 수호와 가톨릭 신앙 수호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음을 느꼈던 제6대 교구장 최덕홍 요한 주교님께서는 그해 9월 25일에 교구유지재단이사회를 개최하여 가톨릭 여성의 고등교육을 위하여 ‘효성여자초급대학’을 설립하기로 결의하였던 것입니다. 교사는 지금의 달서구 성당동에 있는 성유스티노신학교의 니콜라오 별장 부지와 범어성당 부지가 제안되었으나 시내에서 거리가 멀어 학생들의 통학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남산성당을 사용하기로 하고 남산성당은 교구청 부지에 신축하여 옮기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대학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교황청으로부터 받은 교육 배당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리하여 교구는 앞서 설립된 효성초등학교와 효성여자중고등학교, 그리고 효성유치원을 포함하여 대학에 이르기까지 한 계통의 효성학원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효성여자초급대학은 1952년 5월 10일에 첫 입학식을 거행하였고 5월 15일에 개교식을 가졌으며 초대학장으로 전석재 신부님이 취임하였습니다. 
그런데 효성여자초급대학은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하기 위해 그 해 말인 12월 20일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문교부에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해줄 것을 신청하면서 기존의 가정과, 문학과, 음악과 외에 약학과와 사학과를 신설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953년 2월 18일에 효성여자대학은 개교한 지 10개월 만에 약학과 신설과 함께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되었던 것입니다. 
그 후 학교 부지와 교사가 협소하여 1957년에 대구 봉덕동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 이전하였고, 다시 1983-87년에 이곳 경산시 하양읍으로 캠퍼스를 이전하였던 것입니다. 
교구는 1982년에 일제 말에 폐교되었던 성 유스티노 신학교의 전통을 이어받아서 ‘선목신학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신학교를 재개교하였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대명동에 의과대학을 신설하였고, 1994년 12월에 세 개의 캠퍼스가 통합되어 남녀공학이 되었으며, 2000년 5월에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105년 전 신학교로 시작하였고 다시 67년 전 국문과와 가정과와 음악과 세 개의 학과로 출발했던 대학이 이제는 3개의 캠퍼스에 13개 단과대학으로 15,000여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명실공히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대학이 되었고 또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어떤 인간이 되느냐 하는 것은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일찍부터 가톨릭교회는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간형성에 기여하고자 했으며, 특히 우리 교구는 그 옛날 초대 교구장님부터 오늘날까지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실천하였던 결과 그 성과들이 오늘날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영광스러운 순간들도 수없이 많았습니다만,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폐교를 당하는 안타까움을 경험했으며, 학교 통합과 교명변경 등으로 인해 갈등과 아픔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역사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 학교를 진정 사랑하고 또한 좋은 학교로 만들어보자는 우리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더욱 하나로 뭉치게 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제1독서(콜로새서 3,12-17)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해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12-14)
우리가 이렇게만 산다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마태 28, 19-20)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이 복음 말씀처럼 오늘날의 교회는 직접적인 선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성당만이 아니라 학교를 운영하고 병원을 운영하며 많은 사회복지시설들을 운영하는 이유는 결국 이 세상 복음화를 위하여 하는 것입니다. 방법이 다를 뿐, 목표는 하나인 것입니다. 그 목표는 천지창조의 본래 의미대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구원받는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오늘날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특별히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래의 인간, 하느님을 닮은 사람으로서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현재 우리 대학은 ‘뿌리 깊고 샘이 깊은 교육의 전당’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참된 인재를 배출하려고 총장 신부님과 함께 온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내부에서 오든, 외부에서 오든,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하더라도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총장님을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되어 목표하는 바를 향해 굳건히 나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우리 학교 개교기념미사를 봉헌하면서 지금까지 사랑과 봉사로 우리 학교 발전에 기여하신 모든 분들과, 사랑과 봉사로 훌륭한 인재가 되어 이 사회의 모범이 되어 오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앞으로도 우리 대학에 크신 은총 내려주시어 우리 학교가 이 사회와 하느님 나라 건설에 꼭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더욱 훌륭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샛별,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의 원의를 아시고 우리와 우리 대학을 위해 하느님께 열심히 전구해 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