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는 모두 선교사입니다! (특별 전교의 달 폐막미사 강론) |
2019/11/13 15:36 |
특별 전교의 달 폐막미사
2019. 11. 09. 성 김대건기념관
우리는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특별 전교의 달’ 폐막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베네딕토 15세 교황님의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Maximum Illud, 1919.11.30.)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10월 한 달을 ‘특별 전교의 달’로 정하시고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라는 의식을 새롭게 가지기를 촉구하셨습니다.
이번 ‘특별 전교의 달’의 주제는 ‘세례 받고 파견된 이들(Baptised and sent),’입니다. 이 주제에도 나타나듯이 교황님께서 온 교회로 하여금 ‘특별 전교의 달’을 거행하도록 하신 목적은, 세례 받은 모든 이들이 선교를 위해 파견된 사람이라는 의식을 가지라는 것, 즉 우리 모든 신자들이 자신의 믿음이 지닌 선교의 차원을 재발견하라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지난달 전교주일 담화 중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멈추어 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 매료되고 또 다른 이들을 매료시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내어주어 생명을 낳는 관계를 맺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에서 그 어떤 이도 쓸모없고 무의미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의 열매이기에 모두 세상의 선교사입니다.”
교황님의 말씀은, 우리는 모두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믿음을 가졌는데 이것은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새 생명은 우리 모두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선포해야 할 귀중한 보화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매료시켜야 하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과 생명의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라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 교구는 올해를 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 둘째 해로서 ‘용서와 화해의 해, 냉담 교우 회두와 선교에 힘씁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그 마무리로 ‘교구선교대회’를 가졌고 선교 우수본당과 개인에 대한 시상식과 선교신앙수기 우수작 시상 및 예비자 교리반 선생님들에 대한 표창도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교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조금 전 선교대회에서 수성본당의 방경홍 가브리엘 단장님께서는 당신이 교직에 계실 때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선교를 했는지를 재미있게 설명을 잘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논공본당의 박의신 빈첸시오 선생님께서도 교직생활을 마치고 선교택시를 운행하는 이야기를 통하여 감동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창수 야고보 신부님께서는 교구선교센터의 현황을 말씀하시며 앞으로 교구에 선교국을 설치하고 전담사제를 임명해 줄 것을 건의하셨고 각 본당에 선교사무실(선교지원실)을 두기를 건의하셨습니다. 이유가 있는 건의라고 생각하며 고민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2000년대에 들어와서 영세자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 대신 냉담자 숫자는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신앙 없이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의 조류 때문이라 여길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 신앙인들이 하느님 말씀대로 제대로 살지 못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선포하지 않아서 그리 된 것이 더 크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레지오마리애 단원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감사드립니다. 올해 레지오 단원들이 특별히 활동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통계를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통계와 비교한 활동보고서를 얼마 전에 보았습니다. 올해 선교활동을 많이 하긴 했는데 성과는 작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냉담자 회두 권면과 실제 회두한 사례는 작년보다 훨씬 나아졌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선교활동을 전보다 훨씬 많이 해야 현상유지를 겨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냉담자 회두권면은 활동한 만큼 효과가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이 세상 종말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언제나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4-15.17)
바오로 사도의 열정과 노력이 유럽을 복음화하였던 것입니다.
올해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0년이 됩니다. 안 의사께서 뤼순감옥에 한 5개월가량 계시면서 책을 두 권 쓰셨는데 하나는 ‘안응칠 역사’라는 자서전이고 또 하나는 미완성품인 ‘동양평화론’입니다. 안응칠 역사를 읽어보면, 자신의 집안이 어떻게 하여 천주교를 믿게 되었는지, 천주교 교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에게 세례를 준 빌헴 신부님과 전교하러 다니면서 했던 연설 등 자신의 신앙과 관련된 내용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추모미사를 준비하면서 ‘안응칠 역사’를 읽었는데, 안 의사의 믿음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 의사께서는 독립운동을 하러 만주로 떠나기 전까지 전교를 위해서 많은 활동을 하였던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10월 1일 ‘특별 전교의 달 개막 저녁기도’를 바치시면서 말씀하시길,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에게서 받은 선물과 재능들이 그저 금고에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결실을 보기 위해 대단하고 창의적인 것으로 봉헌되는 것을 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말씀하시기를, ‘하느님께서는 심판 날에 우리가 우리의 삶과 믿음을 보존했는지를 묻지 않으시고 얼마나 나서서 위험을 감수했는지, 심지어 체면까지 잃었는지를 물으실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우리가 모두 있는 그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어 달라고 하신다.’면서 우리 모두가 선교 사명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셨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대답이 필요합니다. ‘특별 전교의 달’ 기도문 뒤에 선교활동의 수호자이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상본과 말씀이 적혀있습니다. 같이 읽어봅시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당신은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원하시는 곳이면 어디에나 저를 보내주십시오.”(성 이냐시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