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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나라 건설에 한 몫을 다하는 도구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미사 강론)
   2020/02/13  10:34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미사

 

2020. 02. 11.(화) 성모당

 

오늘은 우리 교구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1911년 6월 26일에 대구에 부임하신 초대 교구장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부임 후 처음 맞이하는 주일인 7월 2일에 우리 교구를 ‘루르드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께 봉헌하시면서 우리 교구를 보호해 주시기를 청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우리 교구를 지금까지 보호해 주신 성모님께 감사를 드리며 우리 교구가 더욱 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나라 건설에 한 몫을 다하는 충실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 28차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1992년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성모님께서 1858년 프랑스 루르드에 발현하신 첫날인 2월 11일 오늘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정하여 이날 특별히 모든 병자들의 빠른 쾌유를 위하여 기도하고, 더불어 병자들을 간호하고 치료하는 의료인들을 위하여 기도하도록 하셨습니다. 

오늘 ‘세계 병자의 날’을 전후로 하여 우리 교구의 모든 본당의 신부님들이 자신의 본당 구역 안에 있는 병원이나 요양원을 방문하여 병자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하였습니다만,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시다시피 중국을 비롯하여 온 세계가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난리입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질병의 기세가 언제 꺾일지 알 수 없습니다만 하루빨리 진정이 되고 더 이상 희생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합니다.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리고 경고했던 중국 우한의 중앙병원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이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자신도 그 병에 걸려 지난 2월 6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 리원량처럼 병자들의 치유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수많은 의료인들을 특별히 기억하고 기도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구는 2018년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여 3년 동안 루르드의 성모님 메시지대로 살기로 하고 첫해는 ‘회개의 해’를 살았고 작년에는 ‘용서와 화해의 해’로 살았으며, 올해는 ‘치유의 해’를 살고 있습니다. 루르드의 성모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가장 큰 은혜는 ‘치유’일 것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특별히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정하신 것은 프랑스 루르드 성모 발현 성지에서 치유 기적이 빈번하게 일어났었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7000여 건의 치유 기적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적이 70여 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요한 2,1-11)을 보면, 예수님께서 아직 당신의 때가 되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거절하는 듯이 보였지만 성모님의 부탁이기 때문에 기적을 베푸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드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번 ‘제28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을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는 마태오복음 11,28 말씀을 제목으로 하여 발표하셨습니다. 그 담화문은 이렇게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병자의 치유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질병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모든 이와 그들의 가정, 그리고 모든 의료인을 맡겨 드립니다. 기도 중에 여러분을 기억할 것을 약속드리며, 저의 진심어린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오늘 교구 주보축일을 맞이하여 ‘자비의 선교사와 해외 선교사 파견 축복 예식’이 곧 있을 것입니다. 

서보효 라이문도 신부님과 정창주 프란치스코 신부님께서 교황청으로부터 우리 교구의 자비의 선교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이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성모당에서 고해성사를 주고 미사를 봉헌하면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하여 설교할 것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에 하느님의 자비가 참으로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회는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구자균 다미아노 신부님께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대교구에 선교사로 파견되시고, 이수환 도미니코 신부님께서 볼리비아 산타크루즈대교구에 선교사로 파견될 것입니다. 이 분들은 아프리카와 남미 현지에서 그곳 현지인들을 위한 사목을 하게 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소임이지만 이 신부님들은 기꺼이 그 일을 하기 위해 나섰고 준비하여 왔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분들과 함께 하시고 성모님께서 이 분들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들도 선교사 신부님들을 늘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교회는 선교를 통해 성장합니다. 한국천주교회도 해외 선교사들을 통해 발전하였고 정착이 되었던 것입니다. 

 

올해는 6.25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밤 9시가 되면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주모경을 바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 했고 북미정상회담도 세 차례 가졌지만 안타깝게도 더 이상 진전이 없습니다. 올해는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