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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청도본당 성모유치원 축복식 및 견진미사 강론)
   2021/03/02  11:55

청도본당 성모유치원 축복식 및 견진미사

 

2021. 02. 28. 사순 제2주일

 

찬미예수님. 요즘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지요? 그저께부터 우리나라도 백신을 맞기 시작하였으니까 좀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끝날 때까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코로나 와중에 오늘 청도 성모유치원 축복식과 견진성사 집전을 위해 청도성당을 방문하였습니다. 10년 전에 청도본당 50주년과 견진성사를 위해 어느 중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행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 4,5년 전인가 김지현 신부님 계실 때 교육관 축복을 위해 청도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분위기가 새롭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 미사 전에 새로 건립한 성모유치원 축복식을 가졌습니다. 유치원 신축을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이 성모유치원을 통하여 청도지역의 많은 어린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이 사회와 교회를 위하여, 더 나아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청도본당 약사를 보니까 1961년 4월 8일에 본당을 설립하였는데 1963년에 유치원을 설립하였던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그 해 10월에 현 이 자리로 성당을 이전하고 1977년 11월에 새 성전을 축성합니다. 그리고 1993년 10월 말에 유치원을 신축합니다. 그런데 2010년에 유치원에 화재가 발생하여 전면 보수공사를 하였습니다만 작년에 유치원을 다시 짓기로 하고 교구와 본당과 유치원이 힘을 합하여 새로운 유치원을 건축하게 된 것입니다.

교회가 이처럼 유치원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투자를 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하여 어린이들이 바르게 자라서 이 사회와 교회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였습니다. 무려 33000여 명이 감소하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돌아가신 분은 1500여 명입니다. 인구가 감소한 이유는 출산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01년에 출생아가 50만 여 명이던 것이 작년에는 27만 여 명이었습니다. 요즘은 결혼도 잘 하지 않고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잘 낳지 않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출산율이 1.2 정도였는데 2019년에 0.92가 되더니 2020년에는 0.84가 되었습니다. OECD국가 중에서 최하위입니다. 정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나라의 존망이 달린 문제입니다. 정부가 남녀가 결혼하여 걱정 없이 아이들을 낳고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돈을 써야 하는데, 도로 닦고 공항 만드는 데 돈을 다 쓰고 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15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오순절 날에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렸던 그 성령께서 오늘 이분들에게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인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특별히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의 은혜를 받으시고 모두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단단한, 그야말로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시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고,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주님의 제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사순 제2주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로 창세기 22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제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군소리 하나 하지 않고 그렇게 합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하느님이시라도 이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내가 죽었으면 죽었지,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하고 거부하겠지요?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명대로 그렇게 하였습니다. 결국 아들도 살리고 더 큰 축복을 받게 됩니다.

아브라함이라고 해서 왜 갈등이 없겠습니까? 모리야 산으로 올라가면서 이제 갓 열 살 쯤 되는 아들 이사악이 묻습니다. “아버지, 불과 장작은 여기 있는데, 분제물로 바칠 양은 어디 있습니까?” 그러자 아브라함이 대답합니다. “얘야, 번제물로 바칠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실 거란다.”(창세 22,7-8)

아브라함은 모리야 산 정상에 도착하여 이사악을 묶고 칼로 내려치려고 하는 그 순간까지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마르 9,2-10)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볼 산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시는데 갑자기 구름이 제자들을 덮더니 이런 소리가 들여왔다고 합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누구보다도 주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신앙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하느님의 뜻과 계명에 순종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성령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을 여러분들은 주님께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바르고 신실한 믿음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