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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시대의 새로운 복음화의 가치 (성바오로딸수도회 대구분원 개축 축복미사 강론)
   2021/03/25  16:20

성바오로딸수도회 대구분원 개축 축복미사

 

2021. 03. 23.

 

찬미예수님.

오늘 성바오로딸수도회 대구 분원을 개축하여 축복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성바오로딸수도회와 대구 분원에 가득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이 어려운 시기에 대구 분원을 다시 개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과, 공사를 잘 해주신 태왕건설 노기원 회장님과 건축 관계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성바오로딸수도회는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께서 창설하신 바오로가족 수도회 중의 하나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작년으로 60년이 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우리 교구에 들어온 것은 1972년 5월 27일이라고 하니까 올해로 49년이 되었네요. 내년이면 50년이 됩니다.

‘성바오로딸수도회’라고 하면 ‘바오로 서원’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그래서 ‘책 바오로’라는 별명이 있지요. 정말 지난 60년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들과 음반과 DVD 등을 수녀님들이 직접 제작하여 세상에 내어놓았고 복음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실행하였던 것입니다.

교회의 사명 중에 사랑을 실천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복음 선포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오로가족수도회는 주로 홍보수단을 통하여 복음 선포에 앞장서는 수도회라 할 수 있고, 그 중에서도 성바오로딸수도회가 도시 한 가운데에서 신자들과 대중들 가까이에서 도서와 미디어를 통하여 복음 선포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크다고 하겠습니다.

한권의 책이 사람을 바꾸고 성소의 길을 찾게 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저에게 신앙을 심어주신 분은 저의 부모님이시지만, 제가 지금 걷고 있는 이 성직의 길을 알려준 하나의 계기는 1970년 초 고등학생 때 읽은 ‘태시기가’라는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신학교에 들어가서 어떤 사제가 되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다짐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어서 영향을 끼친 것이 여럿이 있었지만, 크로닌의 소설 ‘천국의 열쇠’라든가 당시 영적독서로 읽었던 여러 성인전 같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한 권의 책, 한 편의 영화, 한 편의 시가 많은 감동을 주고 사람을 바꾸어 놓기도 하며, 가야 할 길을 제시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홍보수단을 통한 인간형성과 복음 선포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 3월 14일에 하느님 나라로 가신 이문희 바오로 대주교님께서 2007년에 은퇴하신 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 ‘앞산밑북카페’를 열어 문화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고자 노력하셨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런 시도와 노력들은 계속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21세기에 들어와서 세상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은 그 힘을 자꾸만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바뀌는 세상의 변화, 특히 기술의 발전과 사회홍보수단의 변화에 교회가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날 복음화의 측면에서 결코 녹녹치 않는, 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오늘 성바오로딸수도회 대구 분원을 다시 개축하여 축복식을 갖게 된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며,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바오로딸수도회가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과 새로운 열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개방함으로써 이 시대에 새로운 복음화의 기치를 올리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듯이 모세가 구리뱀을 만들어 장대에 달고 들어 올렸던 것처럼, 그래서 그것을 본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고 살아났던 것처럼 우리가 그런 일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성바오로딸수도회 대구 분원 개축을 축하드리며, 하느님께서 맡기신 소명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고 성 바오로 사도의 전구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