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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건천성당 부활 제3주일 미사 강론)
   2021/04/19  10:13

건천성당 부활 제3주일 미사

 

2021. 04. 18. 부활 제3주일

 

찬미예수님!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들에게 가득하시길 빕니다.

2012년 5월에 제가 건천성당을 방문하여 견진성사를 드렸었는데, 9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건천본당 교우 분들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여 두 달 전에 박원빈 신부님한테 전화하여 방문하겠다고 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드시지요? 우리나라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온 지 1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백신이 나왔다는데 백신을 맞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 맞으라는 통보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불편한 것을 넘어서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이란 노래가 유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소크라테스라고 해서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그도 부당한 재판에 의해 사형을 언도 받고 감옥에서 독배를 마셔야 했던 것입니다.

 

저는 매일 기도드릴 때, 세 가지 지향을 꼭 가지고 기도드립니다. 첫째는 우리 교구를 위하는 것이고, 둘째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하루빨리 물러가기를 바라는 것이며, 셋째는 우리나라에 평화가 안착되는 것입니다.

지금 제일 급한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물리치는 것인데,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국가는 제도적인 방역과 함께 백신을 제때에 공급해야 하고, 개인은 국가의 방침에 따르면서 스스로 자신의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방역을 위해서 종교행사도 정규미사만 허용되고 다른 모임은 일체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기본 사명인 선교도 잘 할 수 없어서 교회 성장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이 아름다운 봄과 함께 주님의 부활이 왔듯이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고 희망하며 참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은 ‘부활 제3주일’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24,35-48)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에 불쑥 나타나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시며 인사하시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아직도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였다고 합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39) 하시며 당신에 대하여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설명해 주시고 깨닫게 해 주셨다고 합니다.

네 복음서에 다 나오듯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뿔뿔이 흩어졌다가 다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잠가놓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들었고, 또한 길을 가다가 주님을 만났던 두 제자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복음서를 보면 그런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여러 번 나타나십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던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 46-48)

이리하여 주님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증인이 어떤 사람입니까?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증언하는 사람입니다. 신약성경과 교회사는 이런 증인들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 3,13-15.17-19에서 베드로 사도께서는 백성들에게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사도 3,15)

우리도 주님의 제자들처럼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부활의 증인으로 사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인 요한 1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1요한 2,3-4)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 거짓말쟁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사람이 주님의 증인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며,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번 희년의 주제어가 무엇이지요? “당신이 천주교인이오?”입니다. 이 말은 김대건 신부님께서 체포되시어 처음 취조 받을 때 관장이 물었던 말입니다. 그래서 김 신부님이 어떻게 대답하셨겠습니까?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하고 대답하셨던 것입니다. 이 내용은 김 신부님께서 감옥에 계시면서 페레올 주교님께 보낸 편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라는 말은 박해시대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심문받을 때 들었던 질문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이 말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세상 사람들이 묻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천주교인이라면 천주교인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교구는 10년 장기 사목계획으로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교우들이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의 말씀을 매일 읽고 묵상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복음 환호송에 나오는 말씀으로 이렇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주 예수님, 저희에게 성경을 풀이해 주소서. 저희에게 말씀하실 때 저희 마음이 타오르게 하소서.”(루카 24,32 참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