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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 속에서 하느님을 증언하고 증거합시다 (노원본당 45주년 감사미사 및 견진성사 강론)
   2021/06/03  13:10

노원본당 45주년 감사미사 및 견진성사

 

2021 05 30. 삼위일체 대축일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이기에 성호경으로 강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찬미예수님!

기록을 찾아보니까 제가 2009년 5월에 박홍도 신부님 계실 때 노원성당을 방문하고 미사를 드렸었는데, 벌써 12년 전의 일이니까 너무 오랜만에 방문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요즘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드시지요? 맨날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잘 못 만나고 등등, 불편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코로나 때문에 실직을 한 사람도 있고,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은 맞으셨습니까? 차례가 되면 다 맞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난 목요일에 맞았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앞에 있는 전인병원에서 맞았는데, 주사 맞는 장면을 사진을 찍어 교구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아는 몇몇 사람들이 연락을 하여 괜찮으냐고 물어왔었습니다. 저는 이튼 날 기운이 좀 없었을 뿐,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력이 생겨서 모두가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지오나 반모임 같은 소모임도 못하고 행사를 못하니까 신앙생활이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를 이겨내고 활발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노원본당이 1976년 2월 18일에 비산본당에서 분가하여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45년이 되었습니다. 설립 45주년을 맞이하여 노원본당 교우 여러분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과 친교가 가득하기를 빕니다.

노원본당 설립 당시에 비산본당의 이상호 베드로 신부님과 비산본당 교우들의 노력과 헌신이 큰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상호 신부님께서 비산본당에 계실 때 노원성당 건축을 시작하셨고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노원본당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셔서 기초를 다져놓으셨습니다.

이상호 신부님께서는 제가 1972년에 신학교 들어갈 때 추천서를 써주신 분으로서 아버지 신부님이십니다. 신부님께서는 2011년 11월에 돌아가셨는데 올해로 선종 10주기가 됩니다.

오늘 노원본당 설립 45주년을 맞이하여 본당발전과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셨던 이상호 베드로 신부님을 비롯한 역대 신부님들과 수도자들과 교우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강복을 빕니다.

 

오늘은 34 분의 교우들이 견진성사를 받습니다. 이분들에게 미리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오순절 날에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렸던 그 성령께서 오늘 이분들에게 내리시어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확고하게 변화시켜주시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기도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로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는 성사입니다.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특별한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전에 우리가 받았던 세례성사를 완성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확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믿음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신앙을 어떻습니까? 자신의 믿음에 확신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증거하며 기쁘게 살고 있는지요?

 

지난 주일이 ‘성령강림대축일’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성모님과 제자들이 어느 집에 모여 있었는데, 성령께서 각 사람들 위에 내려 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령을 받은 주님의 제자들이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2장 14절부터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가 시작되는데, 요점은, ‘여러분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우리는 그분을 뵈었다. 그분이 바로 우리들의 주님이요 메시아이시다.’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그날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세례를 받은 사람이 삼천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이런 일이 지금이라고 해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교인 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 그렇다고 합니다. 오늘이 ‘청소년 주일’입니다만, 교회 안에 젊은 사람이 없습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28,16-20)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사도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예수님의 마지막 분부 말씀이었고 지상 명령이었습니다. 그 일을 우리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합니다. 주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바뀌었듯이 우리도 오늘 성령을 받고 바뀌어야 합니다.

 

노원본당의 주보성인이 ‘성 유스티노’입니다. 유스티노 성인은 2세기 때의 철학자였는데 로마에 학원을 세워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다가 동료들과 함께 순교하신 분이십니다. 우리 교구 신학교의 주보성인이 바로 성 유스티노입니다.

순교자를 라틴어로 ‘Martyr’라고 하는데 원래 뜻은 ‘증인’이라는 뜻입니다. 순교자들은 목숨을 바치면서 하느님을 증언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견진성사를 받으시는 여러분들은 세상 사람들 속에서 하느님을 증언하고 증거하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 강론을 마치면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신앙을 고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견진대상자들을 위해 성령안수기도를 바치고, 견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받은 분들은 이제 주님의 일꾼이요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을 이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청합시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