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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증인으로 살아가기 (볼티모어 한인본당 방문 미사 강론)
   2022/06/07  12:9

볼티모어 한인본당 방문 미사

 

2022. 05. 29. 주님승천대축일

 

2015년 가을에 필라델피아에서 ‘세계가정대회’가 있어서 참석했다가 이곳 볼티모어 한인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김용효 신부님이 본당신부님이셨고 조형래 신부님이 보좌를 하고 있었습니다.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볼티모어 한인본당의 역사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만, 김용효 요셉 신부님께서 한 32년 동안 사목을 하시고 지난 해 6월에 퇴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좋은 점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사목하시고 은퇴하신 김용효 요셉 신부님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를 드리며 영육으로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김용효 신부님에 이어서 정해철 라우렌시오 신부님이 본당 사목을 맡게 되었습니다.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만 28년 사제생활 중에서 본당신부는 처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예쁘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메릴랜드와 볼티모어는 미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이 미국 최초로 가톨릭 교구가 세워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독립전쟁 당시 독립군의 중요한 거점이었고, 남북전쟁 때는 격전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탄생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이곳에 한인천주교공동체가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와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볼티모어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가 명실공이 메릴랜드와 볼티모어의 복음화의 거점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지난 3년 간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코로나(코비드)19 때문에 한 동안 미사나 행사를 제대로 못 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코로나가 많이 숙졌습니다만 백신이 개발되기 전인 2년 전에는 피해가 상당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원을 하고 돌아가시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신자들 중에서도, 그리고 신자들의 가족들 중에도 하느님 나라로 가신 분들이 더러 계실 것입니다. 그분들을 이 미사 중에 기억하고 그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간에 샬롯에서 대구대교구 미주지역 사제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일에는 샬롯 한인본당을 방문하고 견진성사를 집전하였습니다. 제가 이번에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미주지역 사제모임에 참석하고 볼티모어 한인 공동체를 방문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주 하느님과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주님승천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지 40일 만에 성부께로 올라가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24,46-53)은 루카복음 마지막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베타니아 근처에 가셔서 그들에게 강복하신 후 하늘로 올라가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제1독서(사도 1,1-11)는 사도행전의 시작 부분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승천을 목격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흰옷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오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이 성경말씀처럼 예수님께서는 다시 오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오늘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6-48)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의 증인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초대교회 때부터 이런 증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2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 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증인이 어떤 사람입니까? 자신이 보고 믿고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사람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뒤 제자들에게 달려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을 받은 사도들은 거리에 나와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당신들이 나무에 매달았던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 우리는 그분을 뵈었다. 그분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하실 주님이시다.”

볼티모어 한인 성당 입구에 팻말이 세워져 있는데 거기에는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Korean Martyrs Catholic church)’라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순교자를 뜻하는 ‘Martyr’ 라는 말은 영어나 라틴어나 철자가 같은데, 그 말은 원래 ‘증인’이라는 뜻입니다. 왜 순교자를 증인이라고 했을까요? 그것은 하느님과 자신의 신앙을 죽음으로 증언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나라의 교회들이 수많은 순교 성인들의 증언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천주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을 지냈습니다. 이분들이 참으로 순교자들이며 증인들이었던 것입니다.

올해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탄생 100주년이 됩니다. 100년 전 음력으로 5월 8일에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나셨는데, 올해는 양력으로 6월 6일이 됩니다. 그래서 그날 대구 교구청의 성모당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그리고 7월에는 김 추기경님 관련 연극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국 평협과 서울대교구에서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시복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이 시대의 큰 증인이셨습니다. 그분의 말씀과 행동과 삶이 살아계신 하느님을 보여주는 증거였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그런 증인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증인, 복음의 증인으로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성령을 받고 성모님의 도움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