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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들 가운데 혹은 맨 뒤에 서기 (제5대리구 교구장 대리 취임미사 강론)
   2016/10/06  10:54

제5대리구장 서경돈 신부 취임미사


2016. 10. 05. 원평성당

 

오늘 서경돈 알베르토 신부님께서 제5대리구 교구장 대리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고 서신부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은총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우리 교구는 지난 2003년부터 대리구제도를 시행하여 왔습니다. 이것은 날로 대형화되어가고 있는 교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복잡다단한 선교현장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며 지역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대리구제의 시행으로 실제 사목분야에 적지 않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한 가지 예로 신부님들에 대한 연수나 행사에 있어서 교구에서 실시할 때보다는 대리구에서 실시할 때 참석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리구 내, 혹은 지역 내의 신부님들이 자주 모여서 사목정보를 서로 나누며 단합을 다진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지역 복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리구제로 인하여 교구와 본당 간에, 주교와 사제 간에 소원해지는 등의 단점들도 있긴 합니다만 그런 부족한 점들을 최소화하고 더욱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면서 지혜와 힘을 모운다면 대리구제가 잘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리구의 교구장 대리 신부님은 대리구 내 사제들과 본당에 대하여 교구장의 통상적인 사목권과 감독권을 대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는 대리구 교구장 대리 신부님들이 교구장을 대신하여 본당을 사목방문하고 사목감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구장 대리 신부님은 그런 통상적인 권한을 행사하기 전에 먼저 대리구 신부님들과 인격적인 신뢰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며, 일선 본당의 사목적인 요구와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적절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나 세상에서나 지도자로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말과 행동에 있어서 모범을 보여야 하고 모든 것을 백성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도자는 늘 백성들 앞에서 앞장서 가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이 요구하는 지도자는 백성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목자는 양들 앞에 서기도 하고, 때로 그들 가운데 서기도 하며, 때로는 맨 뒤에 서기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목자는 백성들에게 하느님 나라로 가는 여정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맨 앞에 서야 하지만, 그들의 애환을 들어주며 사람들을 한 데 모으기 위해서는 중간에 서기도 해야 하고, 그리고 한 사람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맨 뒤에 서기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로 봉독한 갈라티아서 2,1-2.7-14 말씀은 베드로 사도가 할례 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듯이, 바오로 자신은 할례 받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오로는 베드로 사도의 위선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습니다.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기 전에는 이방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더니, 그들이 오자 몸을 사리며 이방인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 사도에게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참으로 바오로 사도의 용기나 성격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바오로 사도의 비판이 듣기가 싫었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에 받아들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초대교회를 이끌고 간 참된 지도자로 성장하여 갔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상대방이 무안할 정도로 호되게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너무나 철저히 복음을 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1서 9장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유다인들을 얻으려고 유다인들에게는 유다인처럼 되었습니다.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9. 22)
“나는 내 몸을 단련하여 복종시킵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나 자신이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27)
이렇게 자신의 소임을 철저히 사는 바오로 사도이기에 그는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1코린 11,1) 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바오로 사도처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5대리구 교구장 대리 서경돈 신부님의 취임미사를 봉헌하면서 하느님께서 서신부님과 함께 하시고 당신의 든든한 일꾼으로 써주시도록 열심히 기도드리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