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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운 50년을 향하여 (내당본당 50주년 감사미사 강론)
   2016/12/06  13:36

내당본당 50주년 감사미사


2016. 12. 04. 대림 제2주일

 

먼저 내당본당 설립 50주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5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세월 동안 본당 발전과 지역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셨던 역대 신부님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역대 회장님들을 비롯한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분들의 노고를 우리 주님께서 당신 은총으로 갚아주시기를 빕니다. 
아시다시피 내당본당의 모 본당은 계산본당입니다. 1957년 최재선 신부님께서 계산성당 주임으로 계실 때 이 일대 땅을 매입하셨습니다. 그리고 1962년에 박상태 신부님께서 계산성당 주임으로 계실 때 현 사제관 자리에 강당식 건물을 지어서 준본당으로 먼저 시작을 하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그 강당은 1977년에 그 자리에 사제관을 지을 때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저의 본당은 화원본당이었지만 주로 내당성당에서 학생회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내당성당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 성탄 예술제를 할 때 그 강당에서 솔로로 노래를 불렀던 적도 있습니다. 그 당시가 박춘택 신부님께서 주임으로 계실 때였는데 성탄 밤미사가 끝나고 집에는 가지 않고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교리실 하나를 차지하고 밤새 기타 치며 놀다가 새벽에 신부님께 들켜서 혼이 났던 적도 있습니다. 
하여튼 정식 본당이 설립되기 전에 그 강당을 매개로 준 본당으로 출발하였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옆길로 샜습니다만, 1962년에 시작한 준 본당의 주임은 서기호 루디 신부님이셨습니다. 이분은 오스트리아의 쟐츠부르그 대교구에서 파견된 분으로서 우리 교구에 오셔서 사목적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또 재정적으로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이분의 소개로 엠마 프라이징거 여사께서 우리 교구에 오셨고, 이분의 노력으로 우리 교구와 쟐츠부르그 교구가 1968년에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무엇보다도 루디 신부님은 내당성당을 짓는 데 있어서 초석을 놓았습니다. 1963년에 내당성당 건립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가셔서 모금활동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울(Urr)이라는 설계사를 만나 설계를 의뢰하였고 백방으로 모금을 하여 성당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1966년 1월 1일부로 내당본당이 정식으로 설립되었고 초대 주임으로 박창수 신부님께서 부임하셔서 성당 공사를 마무리하고 그 해 11월 23일에 성전 봉헌식을 가졌던 것입니다. 
오늘 본당 50주년을 맞이하여 루디 신부님과 설계사 울 씨를 비롯하여 그 당시 많은 성금을 보내주신 오스트리아의 부인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그 당시 쟐츠부르그의 ‘어린 삼왕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그 아이들은 해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이 되면 삼왕의 차림을 하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노래를 하여 성금을 모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모은 성금까지 이 성당을 짓는 데 들어갔던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1월 6일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며 공휴일이기도 합니다. 쟐츠부르그 대교구는 오래 전부터 이 날을 ‘자매교구와 해외 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도 몇 년 전부터 주님 공현 대축일을 같은 지향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내당성당 모양이 독특합니다. 좀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상당히 창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당 외부는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십자가 3개가 겹쳐진 4층 건물입니다. 그리고 성당 내부는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대가 가운데 있었고 신자들은 제대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미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최초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 정신에 따른 건축양식이라 하는데, 1988년에 성당 내부를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 좀 아쉽습니다. 
어쨌든 내당본당이 지난 50년 동안 지역 복음화를 위해서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내당성당에서 8626명이 세례를 받았고 3842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1979년에는 최봉도 신부님께서 주임으로 계실 때였는데 이상한 회장님께서 평리성당을 봉헌하셨고, 박영춘 회장님을 비롯한 내당성당 교우분들이 힘을 합쳐서 두류성당을 지어서 봉헌하셨던 것입니다. 한 해에 두 개의 성당을 동시에 지어서 분가를 해주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내당본당의 특별한 점은 2005년에 박성대 신부님께서 주임으로 오시면서 소공동체 중심사목으로 사목방향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많은 어려움과 부작용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소공동체를 위한 본당 시노드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우렸으며 지금의 박강희 신부님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을 소공동체를 통하여 본당의 활성화와 지역의 복음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당본당은 소공동체운동의 모범 본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 2년 전에 내당본당의 몇 개 어려운 가정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소공동체 봉사자들이 저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그 동네와 가정들의 어려움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50주년 행사와 전례 봉사 등도 구역과 소공동체에서 준비하여 실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조금 귀찮고 힘들더라도 사실 이제는 모든 본당이 이런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복음으로 사는 소공동체들의 공동체가 바로 본당인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 제2주일’로서 ‘인권주일’이며 ‘사회교리주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오늘날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가 존중받는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3,1-12)을 보면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2) 고 외칩니다. 대림절은 회개의 시기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최상의 모습이 회개의 모습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7-8절을 보면 바리사이와 사두가이파 사람들도 세례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고 요한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회개에 합당한 열매’란 무엇입니까? 변화된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회개란 글자 그대로 뉘우치고 고치는 것이니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난 1년 동안 ‘자비의 특별 희년’을 잘 지내셨습니까?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란 말씀이 주제 성구였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셨습니까? 자비의 희년을 지냈으면 우리 모두가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서 자비를 베풀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시편 72)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정의는 누구를 심판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랑의 실천은 곧 회개의 열매인 것입니다. 
오늘 내당본당 5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50년에 감사를 드리며 새로운 50년, 즉 100주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주보이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이시여, 저희와 내당본당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