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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과 봉사의 100년 (대구가톨릭대학교 100주년 기념미사 강론)
   2014/05/16  14:17

대구가톨릭대학교 100주년 기념미사


2014 05 15 대구가톨릭대학교 효성캠퍼스 전이냐시오관


 오늘 우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우리는 또한 개교 100주년이라는 이 기쁜 날에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수많은 영혼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그들을 당신의 영원한 품 안에 안아주시기를 빕니다.

 우리 학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먼저 지난 100년 동안 우리 학교를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애쓰신 역대 총장님들과 교수님들, 직원선생님들, 그리고 누구보다 소중한 학생 여러분들과 동문 여러분들에게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100년은 우리 민족으로 보나 본 대학으로 보나 수많은 역경과 보람으로 점철된 세월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11년 6월 천주교 대구교구 초대교구장으로 대구에 부임하셨던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는 1914년 외국의 어느 은인의 도움으로 우리나라 두 번째 신학교인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세웠습니다. 학교의 이름은 은인의 뜻에 따라 2세기의 철학자이자 순교자인 유스티노 성인의 이름으로 하였습니다. 

 유스티노 신학교는 일제 강점기 시절 30여 년 동안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셨던 최덕홍 주교님과 제 7대 교구장이셨던 서정길 대주교님을 비롯하여 주교 5분, 사제 67분을 배출하였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1933년에 유스티노 신학교의 소신학교 과정에 입학을 하였다가 얼마 후 학교 방침에 따라 서울 동성학교로 전학을 가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학문을 수호하고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유스티노 성인의 순탄치 않았던 삶처럼 유스티노 신학교도 일제의 탄압으로 1945년 3월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6·25전쟁으로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수호와 가톨릭 신앙 수호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음을 느꼈던 제6대 교구장 최덕홍 요한 주교님께서는 ‘효성여자대학’이라는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여성대학을 세우셨습니다. 이리하여 교구는 앞서 설립된 효성초등학교와 효성여자중고등학교, 그리고 효성유치원을 포함하여 대학에 이르기까지 한 계통의 효성학원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효성’이라는 이름은 ‘샛별’을 의미하며 ‘성모 마리아’를 상징합니다. 샛별처럼 이 세상 사람들을 예지와 순결의 길로 인도하는 여성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1952년에 설립된 효성여대는 대구 남산동의 교구청 바로 옆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57년에 대구 봉덕동으로 이전하였고 다시 1983-87년에 이곳 경산시 하양읍으로 캠퍼스를 이전하였던 것입니다. 

 교구는 1982년에 일제 말에 폐교되었던 성 유스티노 신학교의 전통을 이어받아서 ‘선목신학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교하였습니다. 그리고 1990년 의과대학을 신설하였고, 1994년 12월에 세 개의 캠퍼스가 통합되어 남녀공학이 되었으며, 2000년 5월에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100년 전 신학교로 시작하였고 다시 62년 전 국문과와 가정과와 음악과 세 개의 학과로 출발했던 대학이 이제는 3개의 캠퍼스에 13개 단과대학에 15,000여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명실공히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대학이 되었고 또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그렇기에 일찍부터 가톨릭교회는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간형성에 기여하고자 했으며, 특히 대구대교구는 그 옛날 초대 교구장님부터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셨고 실천하셨던 교육사업의 중요성과 성과들이 오늘날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영광스러운 순간들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만,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폐교를 당하는 안타까움을 경험했으며, 학교를 위한 건설적인 결정이었던 대학의 통합과 교명변경 등으로 인해 갈등과 아픔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역사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 학교를 진정 사랑하고 또한 좋은 학교로 만들어보자는 우리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더욱 하나로 뭉치게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지난 100년은 고난과 보람과 영광이 함께 한 역사였으며, 그것은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요 섭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마태 28, 19-20)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이 복음 말씀처럼 오늘날의 교회는 직접적인 선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를 운영하고 병원을 운영하며 많은 사회복지시설들을 운영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결국 이 세상 복음화에 귀결되는 것입니다.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 그 목표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 목표는 천지창조의 본래 의미대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구원받는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오늘날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특별히 학령인구의 감소와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래의 인간, 하느님을 닮은 사람으로서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현재 우리 대학은 인성과 창의성과 공동체성을 중심으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참된 인재를 배출하려고 온 구성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내부에서 오든, 외부에서 오든,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하더라도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총장님을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되어 목표하는 바를 향해 굳건히 나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100주년을 맞이한 이 기쁨을 지금까지 사랑과 봉사로 우리 학교 발전에 기여하신 모든 분들과, 사랑과 봉사로 훌륭한 인재가 되어 이 사회의 모범이 되어 오신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100주년을 맞이한 우리 대학에 크신 은총 내려주시어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힘차게 출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에게 힘과 용기와 지혜를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우리의 샛별,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의 원의를 아시고 우리와 우리 대학을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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