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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는 멈추고 (제14회 전국 젊은이 성령 축제 강론)
   2014/06/16  10:36

제14회 전국 젊은이 성령 축제


2014. 06. 15. 교육원 대강당


 오늘이 삼위일체 대축일이지요? 그래서 다 같이 저와 함께 성호경을 긋고 시작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십자성호를 우리 몸에 긋는데, 성호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최소한의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으며, 내가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정성스럽게 성호경을 긋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4년 전에 제10회 전국 젊은이 성령 축제를 우리 교구에서 개최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 다시 제14회 전국 젊은이 성령 축제가 대구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드리며, 이 성령축제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2000년 전 성모님과 사도들 위에 내리셨던 성령께서 오늘 여러분들에게도 내리시어 많은 성령의 은사와 성령의 열매를 맺으시기를 빕니다. 


 올 8월이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하십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조선시대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시고, 충청남도 일원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가시어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실 것이며, 명동성당에서 남북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실 것입니다. 이번 교황님의 방한과 시복식은 우리 민족과 우리 교회에 있어서 참으로 큰 영광이요, 또한 새롭게 나아갈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선출되신 지 1년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변화와 쇄신의 아이콘이 되시어 지금 세계 교회 안팎으로 커다란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계십니다. 이것은 바로 21세기에 새롭게 불어오는 성령의 바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성령의 바람을 온 교회가, 특히 한국 교회가 온 몸으로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진정한 복음화가 이루어지고 온 세상에 마치 초대교회의 모습처럼 복음화의 물결이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국에 오시는 가장 첫째 목적은 한국과 아시아의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교황님께서는 젊은이 여러분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앞으로 한국과 세계 교회를 이끌어 가야 할 주인공들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발표된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의 반향, 또한 교황님의 존재만큼이나 뜨겁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한 마디로 우리 모두가 복음의 본연의 뜻, 복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기 쇄신을 이루고 잃어버린 복음의 기쁨을 되찾아 이 세상을 복음화하자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바람, 이 새로운 물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 진솔한 초대에 우리 모두도 함께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세상 복음화는 먼저 나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자기 자신부터 먼저 복음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부터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한테 하느님을 전해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탈출기 34장을 읽었는데 모세가 아침 일찍 일어나 돌 판 두 개를 손에 들고 시나이 산으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시나이 산에는 왜 올라갔습니까? 해 뜨는 것을 보러 갔습니까? 그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러 갔지요. 

 그런데 돌 판 두 개는 왜 들고 갔습니까? 십계명을 다시 받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모세는 이에 앞서서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났고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적은 증거판 두 개를 받아 들고 산을 내려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산을 내려와서 보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없는 그 틈을 못 참고 금으로 송아지를 만들어 ‘이것이 우리의 신이다.’ 하며 그 앞에 절을 하고 춤을 추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것을 본 모세는 너무나 화가 나서 그 증거판을 금송아지에게 던져서 깨뜨려버렸던 것입니다. 증거판이 깨졌기 때문에 모세는 다시 돌 판 두 개를 들고 시나이 산으로 올라가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있는 것이 오늘 제1독서의 내용입니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그 십계명의 제 1계명이 무엇입니까?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흠숭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공경하는 것입니다. 즉 만유 위에 공경하는 것입니다. 만유, 즉 이 세상 모든 있는 것 위에 하느님을 공경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셨고 이 세상 만물은 모두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피조물이요 그분의 소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만을 흠숭하고 만유 위에 공경하며 그분만을 섬겨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성령축제의 주제가 시편 46장 10절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입니다. 무엇을 멈추라는 말입니까? 우상숭배를 멈추라는 말씀입니다. 전쟁과 폭력과 착취를 멈추라는 말씀입니다. 나태와 향락과 흥청망청을 멈추라는 말입니다. 그리하여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제대로 알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로서 우리를 당신 자녀를 삼아주시고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 16-17)

오늘 복음말씀입니다. 이 말씀이 복음 전체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이해하고 제대로 알아듣기만 하면 훌륭한 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창조하셨고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우리를 구원하셨으며 당신 성령을 보내시어 우리를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다시 오시기를 기도합시다.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진정으로 회개시켜주시고 우리를 거룩하게 변화시켜주시며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성령께서 특별히 은혜를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바르고 신실한 믿음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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