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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씀이 살아있는 공동체 (성서사도직 말씀잔치 파견미사 강론)
   2014/06/27  11:58

성서사도직 말씀잔치 파견미사


2014. 06. 21. 교육원 다동 대강당

 

 요즘 대세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세계 교회 안팎으로 변화와 쇄신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분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행동 하나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바람이, 21세기의 새로운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발표하신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은 성직자 수도자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현대 세계에 대한 효과적인 복음 선포를 위해서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과 교회의 모든 구조가 쇄신되고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황직까지 쇄신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쇄신을 통한 세상 복음화에 우리 모두가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제가 “‘복음의 기쁨’에 비추어 본 전례와 선교”입니다. 시기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교황님께서는 이 ‘복음의 기쁨’을 통하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복음화 단계로 들어서도록 격려하면서 앞으로 여러 해 동안 교회가 걸어갈 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복음의 기쁨’ 안에는 교황님의 평소의 모든 생각과 계획들이 거의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복음의 기쁨’ 49항을 보면 복음화를 위한 교황님의 간절한 심정과 열망, 그리고 오늘날 교회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렵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저는 중심에 되려고 노심초사하다가 집착과 절차의 거미줄에 사로잡히고 마는 교회를 원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우리의 양심을 괴롭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맺는 친교에서 위로와 빛을 받지 못하고 힘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는 그들을 뒷받침해 줄 신앙 공동체도 없고 삶의 의미와 목적도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문밖에는 수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있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바라시는 교회의 모습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그리고 ‘선교하는 친교의 공동체’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천명한 교회 모습입니다만, 그동안 우리 교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말씀에 대해서는 계시헌장에서 이야기를 했고,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교회헌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사목에 대해서는 사목헌장에서 이야기를 했고, 전례에 대해서도 전례헌장에서 충분히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신대로 잘 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나타나셔서 왜 그렇게 살지 못했는지를 반성하고 과감하게 뜯어 고쳐서 제대로 실천하자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복음의 기쁨’은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입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는 복음 선포 자체에 대하여 많은 말씀을 하셨고 말씀과 강론과 복음선포자와 사목일꾼들에 대해서도 많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복음의 기쁨’ 174항에서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복음화는 말씀에 기초하고 말씀을 경청하고 묵상하고 실천하고 거행하고 증언합니다. 성경은 복음화의 원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끊임없이 받아야 합니다. 교회가 끊임없이 스스로 복음화 되지 않는다면 복음화 하지 못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받듯이 ‘점점 더 온전하게 모든 교회 활동의 중심이 되게’ 하여야 합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처럼 세상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공동체가 먼저 말씀이 살아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이 살아있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성서사도직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우리가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데서 오는 기쁨인 것입니다. 이 기쁨이 바탕이 되어야 우리 삶이 기쁘고 그 기쁨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말씀 잔치의 부제가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41)입니다. 이 말은 예수님을 먼저 만난 안드레아가 자기 형 시몬을 찾아가 한 말입니다. 그래서 안드레아는 그렇게 말함으로써 시몬을 데리고 예수님께 갑니다. 이것이 선교입니다.
 안드레아가 데리고 온 시몬을 보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 앞으로는 너를 게파라 부르겠다.”(게파는 베드로, 즉 바위라는 뜻이다) 이 바위 위에 교회가 세워질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니까 그 만남으로써 오는 기쁨과 뜨거움으로 인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이야기를 들은 그 사람이 주님을 찾아와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말씀을 가까이 하고 말씀을 묵상함으로써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 일부를 잠시 읽어 봅시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1-33)
 이 복음말씀에 제가 더 이상 해설을 붙이지 않더라도 성령께 마음을 열고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 말씀 그 자체가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말씀이 바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기쁨은 성령 안에서 말씀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데서 오는 기쁨인 것입니다. 이 기쁨이 여러분 모두에게 늘 충만하기를,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훌륭한 복음선포자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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