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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성전이며 교회인 우리 (장천성당 봉헌미사 강론)
   2014/07/29  11:43

장천성당 봉헌미사


2014. 07. 27.


 찬미예수님! 

 오늘 장천성당 봉헌을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장천본당은 원래 해평본당 공소였는데 4년 전에 전영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본당신부님으로 부임함으로써 본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3년 전 부활대축일에 제가 방문을 하여 옛날 성당에서 대축일 낮 미사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옛날 성당 자리가 유서가 깊고 또 경치가 좋은 데였지만 도시계획상 도로가 성당 가운데를 지나가기 때문에 건축하기가 쉽지 않았고, 또 성당 자리가 언덕이라서 어르신 분들이 언덕을 오르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이 땅을 매입하여 공사를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오늘 봉헌식을 갖게 되었습니다만, 지난 3-4년 동안 본당 신부님과 총회장님을 중심으로 모든 신자 분들이 한 마음으로 성전 건립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오늘 이 자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성전 건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다른 성당에 모금하러 다니고 또 교구와 대리구의 행사 때마다 커피와 국밥을 팔았던 것으로 압니다. 우리가 돈을 모아 성전을 지어서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단순히 성전만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바치는 것이고 우리의 수고와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그동안 본당신부님과 총회장님을 비롯한 건축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많은 기도와 정성을 바쳐주신 신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는 구약의 느헤미야서 8장을 봉독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의 유배에서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짓고 성전을 지어서 봉헌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즈라 사제가 새로 지은 성전의 단상에 올라서서 율법서를 읽고 설명을 해주는데 그것을 듣던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주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이제 자기 나라 땅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세우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장천본당 신자 여러분들은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난 4년 동안 여러 가지로 수고하신 것을 생각하면 오늘 이 성전 봉헌이 참으로 기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전은 하느님의 집입니다.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성전에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 미사성제를 바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주일미사 의무를 지키기 위해 잠시 성당에 왔다가 가는 그런 신앙생활이 아니라, 매일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주님의 성체가 축성되는 이 성전에서 여러분들의 삶의 힘과 에너지를 받는 그런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제2독서인 요한묵시록 21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말씀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됩니까!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주님의 성령으로 산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성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우리 가운데 모시고 산다면 우리가 성전이고 우리가 교회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신자라고 하면서도 주님을 가운데 모시지 않고 저 구석에 모셔놓고, “거기 가만히 계십시오. 나오지 마시고!” 하면서 주님을 구석방 노인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고 자기 뜻대로,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있습니다. 진정 회개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13,44-52)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밭에 묻혀있는 보물에 비유하시고 좋은 진주를 찾는 것에 비유하십니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인이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잡동사니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산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보물을 발견했습니까? 여러분은 그 진주를 찾았습니까? 보물은 바로 이 성전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마음에 있고 장차 우리가 가야 할 천국에 있습니다. 우리의 순교자들은 그 보물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 진주를 찾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내놓겠습니까?  

 그 순교자들이 오는 8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서 시복이 됩니다. 그 옛날 자기 한 몸 부지하기 어려운 시절에 하느님께 대한 신앙 때문에 목숨을 바쳐 영원한 생명을 얻었던 그 분들이 우리 선조들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신앙생활 하기에 얼마나 편해졌습니까? 성당 다닌다고 누가 박해를 합니까? 이렇게 잘 지은 성당이 있고 본당신부님이 늘 계시고 그래서 매일미사가 드려지고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이 좋은 것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오늘 장천성당을 축성하여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이 고귀한 신앙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여러분들이 이 성전에서 믿음을 키우고 그 믿음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불태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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