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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꽃 근화 (근화여중고 개교기념미사 강론)
   2014/10/06  12:45

근화여중고 개교기념미사


2014. 10. 01.


 찬미예수님!

 오늘 근화여자중학교 개교 65주년과 근화여자고등학교 개교 50주년을 축하드리며 주님은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제가 5년 전에 근화여중 60주년 때 학교를 방문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 학생들은 이제 대부분 졸업을 해서 대학에 들어갔던지 아니면 직장을 다니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먼저 오늘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학교를 이끌어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느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 쏟으신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동창회원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교 역사가 50년이 되었고 중학교는 65년이 되었기에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더러 계실 것이기에 이분들도 오늘 함께 기억하면서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학교 이름이 ‘근화’인데 근화가 무엇입니까? ‘제비꽃’이라고 합니다. 일명 ‘바이올렛’이라고도 한다고 해요. 이 제비꽃은 들판의 길가에 작고 연약하게 피는 꽃으로 이른 봄 쌀쌀한 추위를 이겨내고 제일 먼저 피는 꽃이랍니다. 그래서 이 꽃이 인내와 겸손과 성실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학교 주보성인(수호성인)이 누구지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입니다. 이 제비꽃, 즉 근화가 성녀 데레사의 이미지와 많이 닮았습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또 다른 이름이 ‘소화’입니다. ‘작은 꽃’이라는 말입니다.

 

 오늘은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학교의 개교기념일이면서 주보성인축일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18,1-5)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 가운데 세우시고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뜻합니까? 하늘나라에서 위대한 사람, 즉 하느님 앞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이 잘 낫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어린이 같이 순수하고 깨끗하고 자신을 낮추고 믿고 신뢰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께서 그렇게 사셨습니다. 지금부터 100여 년 전에 프랑스 리지외의 갈멜 수녀원에서 25살의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참으로 어린이 같이 순수하고 겸손하게, 그리고 믿고 사랑하면서 살았던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열과 성을 다하고 사랑으로 하셨던 것입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드디어 나의 성소를 찾았습니다. 나의 성소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성녀는 피를 흘리는 순교를 하지 않았지만 사랑의 순교자라고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 교훈이 무엇입니까? 사랑, 순결, 성실입니다. 이것이 데레사 성녀의 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교훈대로 살고 있습니까? 교훈을 큰 돌에 멋있게 새겨놓았던데 보기 좋으라고 폼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훈은 지키라고, 그렇게 살라고 만든 것입니다. 이 교훈대로만 산다면 여러분들은 모두 성인 성녀가 될 것이고 이 세상은 참으로 살기 좋은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과학이론 중에 ‘나비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초기 기상 현상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커져서 나중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는 이론입니다. 즉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마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작은 사랑의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땅에 떨어져 있는 핀 하나를 사랑의 마음으로 주울 때 세상 어디에선가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한다고 데레사 성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작은 행동이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큰 바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소화 데레사가 성녀가 된 것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성녀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남이 보기에는 하찮은 작은 일이라도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일상에서 작은 사랑의 날갯짓으로 세상을 바꾸어가는 근화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다시 한 번 개교 50주년과 65주년을 맞이한 두 학교에 축하드리며 그동안 학생과 학교를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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