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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총과 영광의 200주년 (성 이윤일 요한 축일미사 강론)
   2015/01/23  10:2

성 이윤일 요한 축일미사


2015. 01. 21(월). 17:00 관덕정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우리 교구 제2주보성인이신 이윤일 요한 성인의 축일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이윤일 요한 성인께서 탄생하신 지 200년이 됩니다. 그러니까 1815년에 탄생하셨다는 것인데 1815년은 경상도 박해인 을해박해가 일어난 해인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성 이윤일 요한 탄생 200주년이며 을해박해 200주년이 되는 것입니다. 

 이 뜻 깊은 해를 맞이해서 이번에 관덕정 순교기념관에서 “은총과 영광의 200주년”이라는 주제로 ‘제24회 성 이윤일 요한제’를 지낸 것으로 압니다. 오늘을 포함하여 9일간 특강과 기도를 바쳤는데 열심히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번에 주제를 ‘은총과 영광의 200주년’이라고 정한 것은 아마도 이윤일 성인의 탄생 200주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대구에서 돌아가신 을해박해 순교자들 중에서 11분(참수자 7명, 옥사자 4명)이 지난 여름에 복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를 경축하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을해박해 순교자 중에서 대표적인 분이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종조부이신 김종한 안드레아입니다. 

 지난 여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복자로 선포하신 조선시대 순교자는 총 124분입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조상제사문제 때문에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와 그의 이종사촌 권상연 야고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 선교사로서 우리나라에 와서 선교하다가 최초로 순교하신 중국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님이 계시고, 정약용 선생의 형이며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아버지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그리고 전라도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아들과 며느리인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 등이 계십니다. 

 124위 복자 중에는 대구의 순교자 20위가 계시는데 을해박해 순교자 11분, 정해박해 순교자 6분, 병인박해 순교자 3분입니다. 적어도 대구의 순교자 20위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조선시대 순교자 124위뿐만 아니라 오로지 신앙 때문에 경상도로 피난 와서 살다가 순교하신 대구의 순교자 20분을 이번에 복자품에 올려주신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분들이 우리들의 모델입니다. 순교자들이 모든 신앙인의 모범인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인 로마서 8장의 말씀이 어느 때보다도 실감나게 감동으로 와 닿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8-39)


 오전에 있었던 사제서품식에서도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지난 연초에 저는 교구 평신도 임원들과 계산본당 사목회 임원들과 함께 ‘안세화 주교님과 김보록 신부님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하여 루르드에 가서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께 인사를 드리고 난 후 안세화 주교님과 김보록 신부님의 고향을 방문하는 코스였습니다. 

 우리 교구가 100주년을 지낸 지가 벌써 3년이 지나고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만, 저는 언젠가는 이 두 분 성직자의 고향을 방문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번에 실행에 옮겨진 것입니다.

 열흘간의 순례 여행 중에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습니다만, 한 150여 년 전에 그분들이 태어나고 세례를 받고 신앙을 키웠던 고향을 방문하고 그분들의 가족이나 친척의 후손들을 만났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교와 같은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대구교구가 있는 것입니다. 

 대구의 초대 본당신부인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은 37년간 대구에서 선교하다가 1922년에 선종하셨고, 초대 교구장이셨던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은 대구의 주교로서 27년간 교구를 이끄시다가 1938년에 선종하셨습니다. 지금 이 두 분은 우리 교구 성직자 묘지에 묻혀 계십니다. 

 오늘 복음(루카 9,23-26)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23-24)

 신앙 때문에 목숨을 바쳤던 순교자들이나 그 옛날 아무 것도 몰랐던 조선 땅에 파견되어 선교를 하셨던 선교사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몸으로 살았던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이 흘리신 피와 땀이 그리스도인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도 그분들처럼 후대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성 김대건 기념관에서 사제서품식이 있었는데 열일곱 명의 새 사제가 탄생하였습니다. 오늘날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와 향락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 일생을 오직 주님과 교회를 위해 바치겠다는 젊은 사제들이 많이 탄생한 데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저는 새 사제들에게 사제는 기본적으로 선교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오래 전 우리 교구가 시작할 때 우리 교구에 파견되어 일생을 바쳤던 안세화 주교님과 김보록 신부님과 같은 외국 선교사들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이윤일 요한 성인과 이번에 복자가 되신 124위 순교복자분들로 하여금 새 사제들이 세상에 나가 참된 주님의 제자로서 잘 살아가도록 주님께 전구해 주시도록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우리들도 오늘 이윤일 요한 성인 대축일을 지내면서 성인의 순교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주시도록 청하며 새 사제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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