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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는 순교다 (선교사제 파견미사 강론)
   2015/02/06  10:27

선교사제 파견미사


2015. 02. 04. 성모당


 찬미예수님! 오늘이 ‘입춘’인데 날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번 사제 인사를 통해 해외로 선교를 떠나시는 신부님들을 위한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창영 바오로 신부님과 최용석 스테파노 신부님이 남미 볼리비아로 선교를 떠나고, 김형호 미카엘 신부님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선교를 떠납니다. 서준영 세례자 요한 신부님이 스페인 까나리아 군도로 선교를 떠납니다. 

 서준영 신부님은 예전에 남미 볼리비아에서 6년 동안 선교를 하고 왔는데 이번에 다시 사제가 부족한 까나리아 교구로 가서 현지인 사목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김형호 신부님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게 되는데 이미 그곳에는 남종우 신부님과 배재근 신부님이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 신부님들과 합류하여 선교와 함께 사회복지 사업도 함께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오창영 신부님과 최용석 신부님은 남미 볼리비아에 파견되는데 그곳에는 이미 우리 교구 신부님 일곱 분이 선교를 하고 계십니다. 그들과 함께 팀이 되어서 현지인 선교를 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하느님께서 해외 선교를 떠나는 이 네 분의 신부님들을 축복하여 주시고 늘 지켜주시도록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해외에서 선교를 하고 계시는 우리 신부님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파키스탄에 가서 선교를 하고 계시는 김호균 신부님은 자신이 그날그날 한 일을 일기로 써서 한 달 치씩 저에게 이메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김호균 신부님뿐만 아니라 선교를 나가 계시는 모든 신부님들이 기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좋아 보이고 자랑스럽습니다. 말이 다르고 생활습관이 다르고 사고방식까지 다른 외국 땅에서 산다는 것, 그것도 그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선교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마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어려운 선교를 가겠다고 지원하는 젊은 신부님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하느님의 은총이요 섭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신부님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는 지난 연초에 교구 평신도 임원들과 계산본당 사목회 임원들과 함께 ‘안세화 주교님과 김보록 신부님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성지순례를 하고 왔습니다. 이번 성지순례의 주된 목적은 우리 교구가 100주년을 잘 지낸 데에 대하여 우리교구 제1주보이신 ‘루르드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며, 특별히 우리 교구 초대교구장이셨던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과, 대구본당 첫 본당신부이셨던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의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교구가 100주년을 지낸 지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만, 저는 100주년을 준비하고 지내면서 이 두 분 성직자의 고향을  방문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번에 실행에 옮겨지게 된 것입니다.

 한 150여 년 전에 그분들이 태어나고 세례를 받고 신앙을 키웠던 고향을 방문하고 고향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그분들의 가족이나 친척의 후손들을 만났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순교와 같은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있고 대구교구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순례를 하면서 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선교는 순교다.’라는 말입니다. 떼르뗄리아누스 교부께서 ‘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선교사의 땀도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라는 생각을 짙게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에 순례를 하면서 또 하나 의미가 있었던 것은 선교하고 있는 신부님들의 체험담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선교하고 있는 배재근 신부님과, 그리고 김보록 신부님의 고향 교구인 프랑스 벨포르 교구에 파견되어 현지인 사목을 준비하고 있는 박준용 신부님, 그리고 아프리카 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김형호 신부님 등의 체험들을 듣는 일이었습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그리고 매일미사 강론 때 신부님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선교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또한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함께 느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재작년 11월말 ‘신앙의 해’를 마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오늘날 현대 세계 안에서 복음 선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어떻게 하면 선교하는 교회가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 선교적 쇄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온 세상에서 ‘지속적인 선교 자세’를 유지하도록 합시다.”(복음의 기쁨 25항)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입니다.”(179항)

“성령께서 오시어 교회가 자신에게서 벗어나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하여 담대히 나아가도록 교회를 새롭게 해 죽시고 일깨우시고 재촉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261항)

 

 루르드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께서 선교를 떠나는 우리 신부님들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