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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구의 심장 (대구관구 대신학원장 서임미사 강론)
   2015/04/10  11:39

대구관구 대신학원장 서임미사


2015. 04. 09. 남산동 대신학원 대성당


 부활 축하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대신학원장 서임미사를 저로서는 처음 드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미사 강론을 위해 무슨 말을 해야 할까를 고민을 하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살아가야 할 기본적인 모든 지침은 공의회 문헌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우리 교회와 우리 신앙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을 하나를 든다면 그것은 단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일 것입니다. 공의회 후 수많은 지역교회 시노드나 세계 주교 시노드가 있었지만, 그 크고 작은 주요 회의들은 모두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그 내용의 구체적인 적용과 응용이라 하겠습니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3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개막한 지 50주년을 맞이하여 ‘신앙의 해’를 지낸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폐막 50주년을 맞이하여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할 것이라 합니다. 지난 3월 13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있었던 ‘주님을 위한 24시간’의 참회예식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오는 주일인 4월 12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공식 발표될 것이라 합니다. 이 희년은 오는 12월 8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하여 내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특별 희년은 ‘자비의 성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성년의 주제 성구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입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올해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한 지 50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라는 것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하는 것이며, 또한 곧 선포될 ‘자비의 성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되지 않겠나 싶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사제 양성 내지 신학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바입니다. 우리 신학교가 관구신학교이기 때문에 원장 임명에 있어서 교황청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에 그 인준을 기다리면서 신학교 교육의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제 양성 교령은 5항에서 신학교를 ‘교구의 심장’이라 했습니다. 심장이 무엇입니까? 사람의 장기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심장은 가장 중요한 부위라 할 것입니다. 심장이 뛰어야 사람이 살아있습니다. 심장에서 좋은 피를 신체의 각 부위에 공급을 해주어야 신체 전체가 건강하게 잘 돌아가는 것입니다. 신학교는 심장과 같아서 좋은 사제를 양성하여 사목현장에 내보낼 수 있어야 교회가 발전하는 것입니다. 신학교가 더 이상 좋은 사제를 양성할 수 없다면 교회는 죽어가는 것입니다.   

 사제 양성 교령의 제목이 ‘온 교회의 열망’입니다. 좋은 사제의 양성이 온 교회의 열망이라는 말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제들’의 양성이 교회의 밝은 미래이며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사제 양성 교령 4항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대신학교의 학생 교육은 전적으로 스승이요 사제이며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바로 영혼들의 참된 목자를 양성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이 말은 대신학교의 교육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참된 목자를 양성하는 데 그 첫째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신학생들이 참된 목자가 되는 데 필요한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교육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리고 5항에는 장상들과 교수진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신학생 교육은 지혜로운 규율과 훌륭한 교육자들에게 달려있으므로 신학교의 장상들과 교수들은 가장 뛰어난 인재들 가운데에서 발탁하여야 하며, 그들은 또한 건실한 교리 지식, 적절한 사목 경험, 영성과 교육학의 특수 훈련으로 세심한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장상들과 교수들은 자신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신학생들의 교육성과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심하여야 한다.”

 신학생 교육은 지혜로운 규율과 훌륭한 교육자들에게 달려있다고 합니다. 모름지기 교육은 제대로 된 지침서나 교재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 지침대로 교육하고자 하는 교육자의 능력과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신학교의 대부분의 신부님들은 교수이면서 양성자이고 영적지도자로서 살기 때문에 할 일이 많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교회에서 참으로 중요한 소임을 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물질주의와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세속화된 이 세상에서 올바른 신앙을 보전하고 그 신앙을 후세에게 전수해 주어야 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일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사제가 해야 하고, 특히 대신학원 원장신부님을 비롯한 교수신부님들이 해야 하며, 그리고 주교가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24,35-48)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인사를 하시며 당신의 몸을 만져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구운 물고기도 잡수시면서 성경에 기록된 것이 당신을 두고 한 것임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에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48)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신 그 자리에서 사도들과 제자들이 부활의 증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초대교회가 있는 것이며 오늘날 우리 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그 당시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활을 증언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만났던 제자들의 변화된 삶이 주님의 부활을 증거하였던 것입니다. 

 

 원장신부님을 비롯한 우리 교수 신부님들의, 신학생을 위한 모든 노력들이 초대교회를 이끌어갔던 사도들처럼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에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신 이상국 신부님께 부활하신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시고 필요한 은총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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