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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 (제1회 대주교와 함께 하는 젊은이의 날 미사 강론)
   2015/05/06  11:26

제1회 대주교와 함께 하는 젊은이의 날 미사


2015. 05. 02.(토) 19:00 성모당


 오늘 이 아름다운 계절인 5월 성모성월 첫 주말에 우리는 ‘제1회 대주교와 함께하는 젊은이의 날’ 미사를 성모당에서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행사가 이 미사로써 마무리를 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하여 우리와 함께 해주신 하느님과 많은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우리 젊은이들이 오늘날 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키워가면서 이 사회와 교회에 참으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미사를 드리는 이곳을 ‘성모당’이라고 합니다. ‘성모당’이라는 말은 성모님을 모신 집, 내지는 장소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성모당’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 주보성인이 누굽니까? ‘루르드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루르드는 프랑스의 서부 피레네산맥 기슭에 있는 조그만 동네였습니다. 1858년에 그 동네에 사는 벨라뎃다라는 소녀에게 성모님이 발현하시어 많은 메시지를 주셨고 많은 기적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그 루르드 발현하셨던 성모님이 우리 교구의 주보성인입니다.

 1911년에 조선교구가 서울교구와 대구교구로 분할되었고 대구교구 초대교구장으로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이 그 해 6월 26일에 대구에 부임하셨습니다. 부임해 보니까 교구로서 모양을 갖출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임하고 처음 맞이하는 주일인 7일 2일에 계산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루르드의 성모님을 우리 교구 주보성인으로 선포를 하시고 성모님께 3가지를 도와달라고 청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면 대구 시내가 잘 내려다 보이는 이 남산 언덕에 루르드의 성모동굴과 닮은 성모당을 지어 봉헌하고 신자들로 하여금 순례를 하도록 하겠다고 허원하였던 것입니다. 성모님께 청했던 그 세 가지가 무엇인지 아시지요? 

 첫째는 주교관 건립이고 둘째는 신학교 건립이며 셋째는 주교좌성당 증축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놀랍게도 몇 년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서상돈 회장님께서 기증하신 이 땅에 1913년에 주교관이 완성되었고 1914년에 신학교가 건립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1917년에 주교좌성당인 계산성당을 증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안세화 주교님께서는 1918년에 이 성모당을 지어 봉헌하셨던 것입니다. 성모당 건물 꼭대기 왼편에는 우리 교구가 설정된 연도이며 안주교님이 성모님께 허원한 연도인 1911년이 새겨져 있고, 오른편에는 성모당을 건립한 연도인 1918년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라틴어로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라는 말이 새겨져 있는데 이 말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께 바친 허원에 의하여’라는 뜻입니다.

 안주교님께서 루르드의 성모님께 처음 허원한대로 그 후 성모당은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곳을 순례하며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6.25동란 때는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들까지도 이 성모당에 와서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모당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된 이 평화기도운동은 1952년부터는 ‘성모의 밤’ 기도회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 후 이 ‘성모의 밤’은 전국 각 교구와 각 본당으로까지 대표적인 성모 신심행사로 발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1973년부터 5월 성모성월이 되면 한 달 동안 시내에 있는 본당들이 차례대로 성모당에 와서 성모의 밤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성모당은 1984년 5월 5일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방문하셔서 기도드린 곳이기도 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요한 23세 교황님과 함께 작년 4월 ‘주님 자비의 주일’에 성인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올해가 광복 70년이며 또한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 70년이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일본으로부터 완전히 광복되지 못한 것 같고, 또한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분단된 지도 70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통일은커녕 갈수록 더 불안한 정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과 테러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평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6.25동란 때 평화기도운동으로 시작된 성모당 성모의 밤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우리들은 이 성모당에서 개인이 필요한 기도도 바치지만 우리나라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드리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일은 성소주일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착한 목자다”(요한 10,11)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10,10)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요한 15,1-8)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5) 예수님이 포도나무요 우리는 그 가지라는 것입니다. 가지는 나무줄기에 붙어있으면서 나무줄기가 주는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말라버리고 죽게 되는 것입니다. 그 나무줄기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생명입니다. 요한복음의 큰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생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우리는 생명이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하는 것입니다. 그분한테서 떨어지면 말라서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 안에 머물러라.’고 여러 번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요한 15,4) 내가 주님 안에 있고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시는데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시기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요한 15,4) 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 머물면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농부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가지치기 할 때 쳐 내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2)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8)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늘 예수님 안에 머무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고 하느님께 영광 돌리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성모 마리아는 늘 하느님 안에 머물러 사셨습니다. 언제나 하느님의 뜻이 가장 우선이었으며 자신을 낮추고 지극한 겸손의 자세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말씀 안에 사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우리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십니다.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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