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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신과 순명을 서약하는 이유 (2017년 부제서품 미사 강론)
   2017/01/19  10:59

부제서품 미사


2017. 01. 17. 주교좌범어대성당

 

지난 5월에 범어대성당 봉헌식을 가진 후 처음으로 이곳에서 부제서품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미사 중에 부제품을 받게 될 일곱 명의 형제들에게 하느님께서 큰 은총을 내리시어 이들이 훌륭한 성직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다하여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김봄 요셉 신학생과 이한웅 사도요한 신학생이 몇 년 전에 우리 신학교의 학부를 마치고 일본 신학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같이 부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장차 사제가 되면 한 사람은 나가사키대교구에서, 또 한 사람은 후쿠오카교구에서 일정 기간 동안 봉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 나가사키대교구의 요셉 타카미 대주교님과 후쿠오카교구의 도미니코 미야하라 주교님께서 오셔서 이 미사에 함께 하셨습니다. 환영의 박수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로 봉독한 사도행전 6장 말씀을 보면, 사도들은 기도와 복음 전파에 전념하기 위해서 자신들을 도와줄 봉사자들을 뽑는데,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일곱 사람을 뽑아서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일곱 사람이 최초의 부제들인 것입니다.
그러면 부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부제는 말씀과 제단과 애덕에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먼저 부제는 말씀의 봉사자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선포하고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오늘 예식 중에 안수와 부제 서품기도를 한 후에 새 부제에게 부제복을 입히고 복음서를 수여할 것입니다. 복음서를 수여하면서 주교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대는 이제 복음 선포자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으십시오. 읽는 바를 믿고, 믿는 바를 가르치며, 가르치는 바를 실천하십시오.”
이 말씀처럼 부제가 되면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늘 가까이 하여 읽고 묵상하여야 할 것이며, 읽는 바를 믿고, 믿는 바를 가르치며, 가르치는 바를 삶과 행동으로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부제는 주님 제단의 봉사자입니다. 
민수기 3,6절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너는 레위 지파를 불러내어 아론 사제 밑에 두고 그의 시중을 들게 하여라. 그들은 성막에서 봉사할 사람들이다.” 
그래서 부제는 주교와 사제를 도와주며 미사성제를 준비하고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신자들에게 나누어 줄 것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몸과 마음을 늘 거룩하게 하여 주님 제단의 성실하고도 합당한 봉사자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제는 애덕의 봉사자입니다. 
사도행전 6장에 나옵니다만, 사도들이 왜 부제를 뽑았습니까?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과 고아와 과부들을 위한 식량배급을 하는 일을 맡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공동체의 애덕실천을 위한 봉사자로 뽑은 것입니다. 그래서 부제가 되실 여러분들은 하느님과 사람들을 진정으로 섬김으로써 봉사 받으러 오지 않고 오히려 봉사하러 오신 예수님의 참 제자임을 세상에 드러내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12, 24-26)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26)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예수님을 잘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 그 믿음대로 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제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압니다. 더 나아가 사제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압니다. 그러면 그 아는 대로, 의미하는 대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24)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우리는 압니다. 여러분들의 헌신과 봉사로 많은 열매를 맺으시기를 바랍니다. 

 

부제가 될 사람은 오늘 몇 가지를 서약하게 되는데 특별히 독신과 순명을 서약합니다. 이제 앞으로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을 서약하고 주교에게 순명할 것을 서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독신과 순명을 특별히 서약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은 하느님과 교회와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봉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께서 코린토 1서 17장에서 말씀하셨듯이 ‘사람을 속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답게 살며 딴 생각 없이 오직 주님만을 섬기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가톨릭 성직자와 수도자가 독신을 지키는 것은 주 그리스도께 대한 순수한 사랑의 표현으로서 세상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일편단심으로, 그리고 자유로이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는, 온전히 봉헌된 삶을 살고자 함인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세상에서 정결과 순명과 청빈의 삶을 사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얼마나 유혹이 많고 방해 요소들이 많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부제품을 받을 이 사람들이 앞으로 아름답게 살며 딴 생각 없이 오직 주님만을 섬기며 정결과 가난과 순명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들이 열심히 기도해 주시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요한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