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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신/년/원/숭/이 (교구 사회복지회 신년 미사 강론)
   2016/01/04  16:22

교구 사회복지회 신년 미사


2016. 01. 02. 주님공현대축일

 

찬미예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5년 을미년 양의 해가 지나고 2016년 병신년 원숭이의 해가 밝았습니다. 병신년 새해에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어제 어떤 분이 ‘병신년원숭이’라는 글자로 글을 지어 보내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운을 던지면 제가 그 글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병 – 병도 없고 나쁜 일 하나 없이
신 – 신년에는
년 – 연중무휴로 언제나
원 –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숭 – 숭숭 시원하게
이 –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2016년 교구 사회복지 시무미사 겸 신년교례회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교구 사회복지 조직은 크게 구분해서 ‘사회복지시설협의회’와 ‘본당사회복지협의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2016년 올해는 이 두 개의 협의회가 설립된 지 25년이 되는 해입니다. 본당사회복지협의회는 1991년 4월 15일에 설립되었고 사회복지시설협의회는 같은 해 9월 19일에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 협의회가 올해로 말하자면 ‘은경축’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본당사회복지협의회 이전에는 ‘인성회’란 이름으로 사회복지 단체가 8개 본당에서 결성이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159개 본당에 사회복지위원회가 설치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25년 전에 30여 개의 사회복지시설이 있었는데 지금은 140여 개의 시설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교구 사회복지사업이 있기까지에는 여러분들의 기도와 노력이 있었고 또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펼치는 사회복지사업을 통상 ‘Caritas’라고 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사랑, 애덕행위, 자선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업을 실행하는 기구나 단체를 또한 ‘Carita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거나 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카리타스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카리타스인’이라 불리기에 부끄럽지 않게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셨던 모범을 따라 그렇게 실천할 때 우리는 참으로 ‘카리타스인’이라 불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자비의 특별 희년’입니다. 이 희년의 주제 성구가 루카 6,36 말씀인 ‘아버지께서 자비로운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입니다. 이 말씀처럼 우리의 자비로운 행동을 통하여 하느님의 인자하심과 자비하심을 세상에 드러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구는 올해를 가정 성화의 해로 정하고 가정이 가장 가까운 교회가 되도록 복음화하자는 것을 올해의 사목지표로 삼았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가정부터 믿음과 사랑으로 성화하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또 영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살피고 그들은 도와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어제 새해 첫날 ‘세계 평화의 날’을 맞이하여 ‘무관심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룩하십시오.’라는 담화문을 발표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그 전에도 이 무관심의 세계화에 대해서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만,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는 전쟁과 테러와 가난과 질병과 재난 등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하여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무관심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무관심을 자각하고 극복하여 이들에 대한 연민과 자비와 연대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7.9)
여러분들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 여러분들이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주님공현대축일’입니다. 동방의 세 박사들을 통하여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드러난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넷째 왕의 전설’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요즘 성경에는 세 사람의 박사가 나옵니다만 옛날 성경에는 그들을 왕으로 표현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축일 이름도 ‘삼왕래조축일’이라 했었습니다. 동방의 세 사람의 왕이 아기 예수님을 찾아뵈었다는 말입니다. 
넷째 왕의 전설은 새로 태어난 왕이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길을 떠난 왕은 원래 네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 네 번째 왕은 다른 왕들처럼 별을 보고 길을 떠났는데 여정 가운데 온갖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새로 태어난 임금에게 드리려고 가져간 보물들을 그들에게 하나씩 하나씩 주게 되고, 또한 죽은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노예로 끌려가는 한 소년을 대신해서 노예로 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그 넷째 왕은 결국 3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어는 도시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가 마침 목격하게 되는 것은 언덕 위에 세 개의 커다란 십자가가 세워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십자가에 달리신 분이 바로 30여 년 전에 자신이 경배 드리기 위해 떠나왔던 바로 그분임을 직감으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넷째 왕의 전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여러분도 아실 것입니다. 그가 30여 년의 세월 동안 다른 이들에게 베풀었던 것은 바로 예수님께 베풀었던 것입니다.   
하여튼 동방의 박사들을 베들레헴의 어느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님께 인도해 간 것은 하늘에 뜬 하나의 별이었습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빛을 던져주는 별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렵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위로와 희망을 주는 별이 되면 좋겠습니다. 
2016년 새해에 여러분과 여러분이 하시는 일에 하느님께서 축복하여 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