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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양의 후예처럼 (세나뚜스 성모의 밤 미사 강론)
   2016/05/07  9:30

세나뚜스 성모의 밤

 

2016. 05. 05. 성모당

 

찬미예수님!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오늘은 교구 레지오 마리애 ‘의덕의 거울’ 세나뚜스 주최로 성모의 밤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교우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우리 교구 주보이신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 교구를 돌보아 주시고 우리의 간절한 원의를 하느님께 빌어주시기를 청합니다. 
  
성모님이 어떤 분이신지 여러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성모님은 무엇보다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온 생애를 바쳐 지극한 겸손과 믿음과 순명으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십니다.
오늘 제1독서로 봉독한 사도행전(1,12-14; 2,1-4)에도 나오듯이 성모님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도 사도들과 함께 사도들과 하나가 되시어 기도에 전념하며 초대교회와 사도들의 일을 도우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사도들의 모후이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요한 19,25-27)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면서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하시고, 이어서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시고 하느님의 어머니시며 사도들의 어머니이시고 우리 모두의 어머니십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친근하면서도 가장 거룩한 이름을 하나 말하라고 하면 그 이름은 ‘어머니’일 것입니다. 누구나 다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어머니 품에서 자라고 어머니의 염려와 기도의 덕분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어머니가 인간의 성장에 끼치는 영향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인간이 사는 가장 기초적이며 가장 중요한 공동체가 가정입니다. 그리고 그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또한 어머니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정이 오늘날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어떤 위기인지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여러분은 다 아실 것입니다.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더 바쁘다고 합니다. 피아노도 쳐야 되고, 태권도도 해야 하고, 영어학원에도 가야 합니다. 밖에서 친구들과 놀 틈이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기 때문에 남을 생각할 사람으로 자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무엇이 옳고 바른 삶인지도 모른 채 자란 그런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꾸려갈 세상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참으로 걱정입니다. 인성과 덕성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나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이나 모두가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야기할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미래의 세상은 그리 밝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두 차례에 걸쳐서 바티칸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있었는데 그 주제가 가정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속조치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얼마 전에 권고 ‘사랑의 기쁨’을 발표하셨는데 이 또한 가정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구는 올해 사목지침을 ‘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이 ‘가정의 성화’입니다. 
이렇게 온 교회가 가정문제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왜 우리들의 가정은 성화가 안 될까요? 그 이유야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물질주의와 개인주의, 이기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한 마디로 모두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참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은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제대로 된 사랑을 실천하지 않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3,35에서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처럼 그렇게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지 않습니다. 내 식대로, 내 편한대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참 사랑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태양의 후예’를 보셨나요? 하도 시청률이 높다고 하기에 저도 중간부터 보았습니다만, ‘태양의 후예’가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교훈이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드라마 때문에 부부싸움까지 일어나는 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왜 당신은 저 사람처럼 못 해주는데?’ 하면서 비교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태후’가 방영되는 그 시간에는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도 저녁 차려줄 생각도 안 한다는 것입니다. 
하여튼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그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엮어가는 사랑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결코 쉽게 만들어가는 그런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해 갑니다. 그 주인공들은 자신에게 진실하고 성실하였으며 상대방에게도 진실하고 성실하였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오해와 장애물이 그들 앞을 가로막기도 하였지만 그것들을 극복해 갔습니다. 두 사람의 변함없는 진실함과 성실함이 그들의 사랑을 단련시켰고 성장시켜 나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4,23-24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고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사랑에는 진실성, 성실성이 따르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진실하고 성실하지 않다면 사랑이라 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성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사랑합니까? 그러면 예수님의 말씀을 잘 지키십시오. 여러분은 부모님을 사랑합니까? 그러면 부모님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가족을 사랑합니까? 그러면 가족에 대하여 할 일을 다 하십시오. 
사실 남을 사랑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늘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자기성찰과 자기쇄신이 있어야 하고 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회의 도움이 필요하고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믿음이 좋은 사람은 믿음이 약한 사람을 도와주라고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건강한 가정이 그렇지 못한 가정을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는 가정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부들을 위한 ‘ME’가 있고,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가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도 많은 사람들은 바빠서 못 간다고 합니다. 과연 무엇이 중요합니까?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한 ‘선택’이 있고,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을 위한 ‘가나강좌’가 매달 개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토요일 오후 5시에는 성김대건기념관에서 ‘교구 젊은이의 날’ 행사가 있습니다. 그 행사에 오는 젊은이들에게 저는 5000원이 든 봉투를 줄 것입니다. 그것은 ‘자비의 봉투’로서 그것으로 남에게 자비를 베풀어보라는 것입니다. 이런 교회 행사나 전례에 참석하는 젊은이나 청소년은 그래도 낫습니다. 세례만 받았지 교회에 나오지 않는 청소년이 얼마나 많습니까? 걱정입니다. 
기도가 필요합니다. 가정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니카 성녀처럼 자녀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부부일치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성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든 가정이 성가정을 이루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큰 기쁨이고 하느님께는 큰 영광이 될 것입니다. 교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우리 모든 가정이 성가정을 이루도록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가정과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