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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탁월한 기쁜 소식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미사)
   2017/05/02  10:37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미사


2017. 04. 27. 명동대성당

 

먼저,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을 축하합니다.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신 염수정 추기경님과 김희중 대주교님을 비롯한 많은 주교님들과 신부님들, 수도자들, 그리고 이 미사에 함께해 주신 많은 은인들과 애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가톨릭신문은 1927년 4월 1일 ‘천주교회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 일제의 압박으로 1933년 폐간되었다가 1949년에야 다시 속간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제 강점기의 가장 어려운 시절 시작된 가톨릭신문은 남북분단과 6.25전쟁 같은 우리나라의 굴곡진 역사의 아픔을 함께 하였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등 교회사의 영광스러운 순간들도 함께 하며 그 소식을 세상에 전파하였던 것입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1964년에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셔서 곧 바로 가톨릭신문 사장직을 맡으셨는데 그 당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소식을 밤새워 가면서 번역을 하시어 전국의 독자들에게 전해주시기 위해서 애를 쓰셨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를 지닌 가톨릭신문이 이제 90주년을 맞이하면서 오늘날 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교회 미디어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차제에 몇 가지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첫째, 우리는 진리를 전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가짜 뉴스’라는 말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이 조기에 실시되는 등 시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개인 SNS를 통해 퍼뜨리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올바르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할 언론매체들도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사실을 꾸미하거나 다르게 해석하여 여론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진실을 보도하고 진리를 전파해야 하는 언론 매체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그 사회는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건강하지 못하게 되어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진리만을 전해야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리는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이시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에 비추어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해석하고, 바로 전달하는 가톨릭신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진리보다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 진실을 전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뉴스를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가톨릭신문은 진리,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빛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 가장 먼저 전해진 대상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입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웃들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이들에게 다가가 친히 위로해주시고 고쳐주시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라고 하시며 우리가 직접 이들에게 빛이 되어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빛은 희망입니다. 가톨릭신문이 어두운 세상에 희망을 비추는 등불이 되기를,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셋째, 말하기보다 먼저 경청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제50차 홍보주일 담화문에서,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경청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경청은 다른 이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를 이해하고 높이 평가하며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톨릭신문이 세상에 소식을 전하기에 앞서 먼저 세상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교회 미디어의 역할은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급변하는 이 시대에 복음이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방식으로 선포되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날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복음이 선포되어야 할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경청해야 합니다. 
경청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못 들은 척하는 것이 편하다고 교황님께서도 지적하셨습니다. “참된 커뮤니케이션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게 주어진 수단을 잘 활용하는 능력과 인간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달하는 것이며, 사람들은 편리하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서 엄청난 정보를 받아보고 전파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 정보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정보를 사용하고 뉴스를 전달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미디어는 그 넘치는 정보나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있는 사람의 소리에 경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넷째, 교회 미디어는 ‘복음’의 렌즈로 세상을 봐야 합니다.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님께서는 지난 4월 1일 가톨릭신문 창립일 축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올해 홍보주일 담화문을 인용하시며, 가톨릭신문이 역사와 사건을 제대로 짚어 읽을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해왔다고 하셨습니다. 역사 속에서 인간의 삶은 해석의 렌즈를 통해서 현실을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바로 탁월한 기쁜 소식, 곧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마르 1,1)으로 시작하는 기쁜 소식만이 올바른 렌즈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니 교회도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현대 젊은이들에게 신앙은 큰 의미를 주지 못하고 물질주의와 배금주의가 신앙의 자리를 대체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 안에서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가톨릭신문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렌즈의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복음이라는 렌즈로 신앙인들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교회가 하느님 나라 건설이라는 지상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톨릭신문이 앞장서주기를 바랍니다. 
 
오늘 제1독서로 봉독한 로마서 10장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4-15) 
가톨릭신문이 지금까지도 그리 해왔지만, 언제 어디서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아름다운 발이 되기를 바라며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