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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목정 순교자들을 기리며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 봉헌미사 강론)
   2017/05/24  14:9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 봉헌미사


2017. 05. 20

 

드디어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이 완공되어 오늘 우리 주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온갖 고생을 하신 김용범 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수고와 정성에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이 성당을 짓는 데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2012년에 관으로부터 공사허가를 받았는데 민원이 발생하여 그것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드디어 3년 전 5월 마지막 날에 제가 이곳에 와서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기공식을 가진 지 한 달 만에 시공업체가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공사가 시작하자마자 터만 닦아놓고 중단되었던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시공 업체를 바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 시공사와 다시 계약을 맺고 작년 2월에 공사를 재개하여 오늘 드디어 봉헌미사를 드리게 된 것입니다. 
이 성당에는 특별히 돌아가신 분의 유해를 모시는 ‘하늘원’이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놓았다가 돌아가셨는데 하늘원이 완성되지 않아 죽도성당에 임시 안치하였던 분들도 계시는데 성당공사가 지체됨으로써 여러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구약의 느헤미야서 8장을 봉독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의 유배에서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짓고 성전을 지어서 봉헌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즈라 사제가 새로 지은 성전의 단상에 올라서서 율법서를 읽고 설명을 해주는데 그것을 듣던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주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이제 자기 나라 땅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세우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도 산내성당 초대주임이셨던 이창수 야고보 신부님 때부터 준비하였으니까 지난 수년 동안 여러 가지로 수고한 것을 생각하면 오늘 이 성전 봉헌이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채영희 신부님이 예전에 성건성당에 계실 때 단석산 범굴 일대의 산을 교구에 기증해 주신 반 오틸리야 자매님도 오늘 참석하셨는데 누구보다도 기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남편의 유해를 이곳 하늘원에 제일 먼저 모셨다고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에즈라 사제는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우리들의 힘입니다.”(느헤 8,10)
여러분들도 오늘 성전 봉헌식을 마치고 음식을 나누면서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을 맘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은 병인순교 150년을 기념하여 세운 성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구에 병인순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성당이 복자성당이듯이 말입니다. 복자성당은 병인순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전 교구민이 모금을 하여 지은 성당입니다. 
1866년 2월 23일 제4대 조선교구장 장 베르뇌 주교님의 체포로 시작된 병인박해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습니다. 병인박해는 1873년 대원군이 실각할 때까지 무려 7년이나 지속되었고 8000명 이상의 신자들이 순교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곳 단석산 범굴에서 살다가 체포되어 울산 장대에서 순교하시고 이곳 진목정 마을 뒷산에 묻히셨던 세 분의 순교 복자 이양등 베드로, 김종륜 루카, 허인백 야고보도 병인박해 때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1868년에 순교하셨지만 이 또한 병인박해 여파로 순교하신 것입니다. 오늘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 봉헌을 천국에 계시는 이분들이 누구보다도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16, 13-19)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질문을 던지십니다. 
예수님의 이 질문에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를 축복하시고 ‘반석’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을 지어주시며 그 위에 교회를 세우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사도들의 신앙과 순교자들의 신앙 위에 세워진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옛날 자기 한 몸 부지하기 어려운 시절에 목숨을 바쳐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켰던 우리 선조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신앙정신을 본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진목정 순교자 기념성당을 봉헌하면서 이 고귀한 신앙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우리도 순교자의 믿음으로 이 세상 열심히 살다가 이 세상 마친  후에는 천국에서 우리 순교자들과 기쁘게 만날 날이 오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