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노년 신자의 영성과 사명 (제4회 노인의 날 기념미사 강론)
   2017/09/25  10:59

제4회 노인의 날 기념미사 강론

 

2017.09.23. 성모당

 

+ 찬미 예수님. 대구교구 제4회 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오늘 모이신 형제자매 여러분 반갑습니다. 먼저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하늘나라의 입국심사를 좀 더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하십니다. 그리고 천국 문을 잘 지키는 막중한 임무를 베드로에게 맡기고 천국 문의 열쇠도 주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예수님께서 보시니 당신이 심사하지 않은 사람이 버젓이 천국에 보이더랍니다. 이상하다. 생각이 들으셨겠지요. 또다시 며칠 후에는 베드로가 찾아와서 ‘천국 문을 지키는 임무를 도저히 수행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열쇠를 반납하겠다.’고 합니다. ‘왜 그러느냐?’고 예수님께서 물으셨더니, 베드로가 하소연하며 ‘아무리 입국심사를 강화하면 뭐합니까? 어머니께서 저렇게 창문으로 사람들을 다 받아들이시지 않습니까?’고 말했다 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왠지 성모님의 이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아무리 부족해보여도 자식들의 못난 모습까지도 다 품어주시는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성모님께서도 당연히 우리 신자들을 품어주시리라고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우리들을 받아주시고 품어주시는 분인 성모님, 저는 ‘성모님을 닮는 것이 노년에 이른 우리 신자들의 영성과 사명’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성모님은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가브리엘 천사에게 응답하셨습니다. 곧바로 임신한 엘리사벳을 방문하여 돕는 애덕을 실천하셨고, 아기 예수님을 방문한 목자들이 전한 소식을 마음에 간직하고 곰곰이 새기셨습니다. 아기에게 천사가 일러 준 대로 예수라고 이름 지었고, 정결례 규정에 따라 아기를 봉헌하고 제물을 바쳤으며, 성모님의 영혼이 칼에 꿰찔릴 것이라는 시메온의 예언을 들었습니다. 소년 예수님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는 잃어버린 줄 알았다가 성전에서 발견하였으며, 성모님은 그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셨습니다. 어느 날 청년 예수님이 아버지의 뜻에 따라 당신 사명의 길을 떠나겠다고 하셨을 때 성모님은 아들을 막고 당신 곁에 두고싶은 인간적 욕심을 누르고 자신의 길을 가도록 보냅니다. 이후 성모님은 어떤 때는 멀리 어떤 때는 가까이에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당신 아드님의 공생활을 따랐고, 마지막에 십자가 길까지 함께 하셨습니다. 결국 아드님의 죽음을 목격하고 또 아드님을 무덤에 묻는 극심한 고통도 겪으셔야 했습니다. 이러한 성모님의 영성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신자들은 누구나 세례의 3가지 직분을 수행합니다. 성모님을 본받는 노년 신자는 노년 답게 사명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노년은 예언직 수행으로 하느님 말씀을 전하되 더 많은 위로와 격려와 자비와 사랑의 말씀을 전해야 할 것입니다. 노년은 사제직 수행으로 기도하되, 가족과 자녀와 친지와 이웃을 위한 하느님의 보호와 도우심을 청하며, 이제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왕직 수행으로는, 애덕을 실천하되,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기에 앞서 내가 사랑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째 충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상의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달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어떤 일에도 짜증내지 않고 여유로우시면 좋습니다. 그러므로 둘째 충만. 주변 사람들을 부드러운 얼굴과 온화한 말투로 대하는 것입니다. 조급증과 신경질을 피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계시고 지켜주고 계시다는 신앙인 것입니다. 셋째 충만. 마지막 병고와 죽음조차 받아들이는 여유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고통과 죽음을 겪으시고 부활하셨듯이, 우리도 고통과 죽음을 통과해서 하늘나라로 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3직분 가운데 특히 애덕 실천의 왕직을 통하여. 고통도 꾿꾿하게 이겨내고, 부드럽고, 온화하고, 여유롭게, 이웃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