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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하며 순례하기 (세계 청년 대회 발대 미사 강론)
   2016/07/15  11:27

세계 청년 대회 발대 미사


2016.07.14. 오후 7시 30분, 삼덕 젊은이 성당

 

+ 찬미 예수님. 

 

자비의 희년인 2016년 올해 폴란드 크라크푸에서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태 5,7)”를 주제로 열리는 제15회 세계 청년 대회에 참석할 순례단 발대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안동교구 5명 포함한 총45명의 청년으로 구성된 순례단은 리더이신 지용식 신부님과 함께 임종필 신부님, 안동교구 정철환 신부님이 함께 하십니다. 

 

오늘 독서와 기도문(연중 제15주간 목요일)에서는 ‘정의’와 ‘자비’가 대비되고 있습니다. ‘정의’에 관해서는 ‘의로움, 의인의 길은 올바름, 의인의 행로는 올곧음, 당신의 판결, 정의, 당신의 징벌’로 표현되고 있으며, ‘자비’에 관해서는 ‘당신의 자애, 굽어보시다. 가엾이 여기시다, 자비,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신다. 신음을 들으신다. 풀어주신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에게 안식을 준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정의에는 보통 세 가지 곧 분배적 정의, 절차적 정의, 응보적 정의가 있다고 합니다. 분배적 정의는 쉽게 “그 사람의 것을 그 사람에게 주라”는 것입니다. 절차적 정의는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면 불의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유래합니다. 응보적 정의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탈출 21,24)같은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정의를 살펴봅니다. 먼저, 분배적 정의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것이고 모두가 그분의 창조물이기에 우리는 분배적 정의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날마다의 우리 생명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자비로운 선물입니다. 절차적 정의에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 42 참조)하셨기에, 우리는 절차적 정의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열리고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 뜻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 뜻이 섭리이고, 이끄심이며, 보살핌이고, 자비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끝으로 응보적 정의에서도 우리가 하느님께 해드린 것보다는 우리의 죄가 너무 크기에 그 처벌의 무게를 우리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우리 능력으로는 도저히 갚을 길 없는 죄의 무게를 탕감해 주시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은 다 당신께 오라고 하십니다.’(마태 11,28 참조)

 

자비의 희년에 자비를 주제로 하는 세계 청년대회에 참석하는 순례단 여러분! 이번 순례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날마다 하느님과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아침마다 나에게 ‘생명’을 주심을, 삼시세끼 뿐만 아니라 말씀의 양식과 성찬의 양식을 주심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도록 불러주심을 체험하십시오. 모든 경우에 적극적으로 행동하십시오. 누구라도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면 솟아나는 기쁨과 감사 때문에 자비를 베풀게 됩니다. 그리고 자비를 베풀면 또다시 자비를 입게 됩니다. 청하는 것이 있다면 날마다 기도하며 순례하시기 바랍니다. 이 여정을, 간절히 기도하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 주실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쁘고 즐겁게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