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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한국청년대회 참가 대구대교구 청년 미사 강론)
   2018/08/17  13:6

한국청년대회 참가 대구대교구 청년 미사

 

2018년 8월 13일 서울대교구 역삼동 본당

 

찬미 예수님, 오늘 한국청년대회 셋째 날 8월 13일 프로그램에 따라 역삼동 본당에서 거행하는 대구대교구 청년 교리교육 후속 미사에 착석하신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는 이 세상에서 살면서도 이 세상의 것만을 추구하며 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재산과 명예와 권력과 쾌락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다 충족되어도 내 존재의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지 못한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외로움 때문에 계속해서 허전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으면 이제 자연인은 신앙인이 되어 자연적 단계에서 초자연적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햇볕, 공기, 물, 음식과 같은 자연적인 선물뿐만 아니라 은총, 성체, 성령, 영원한 생명과 같은 초자연적 선물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참된 행복을 가르치십니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며, 온유하고,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르며, 자비롭고, 마음이 깨끗하고, 평화를 이루며,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으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리하면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고, 하느님을 뵐 것이며,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클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상이 바로 영원토록 하느님을 마주 뵈며 행복하게 지내는 영원한 생명을 말합니다.

 

예수님 시대에 많은 이들이 이 영원한 생명에 관심을 가졌고, 어떤 율법학자도 묻습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율법에 무엇이라고 되어 있느냐?”하고 묻고, 그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하였습니다.” 대답하죠. 예수님께서는,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하십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계명을 주셨고, 또 당신 자신을 이 세상의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과 동일시하셨습니다. 이웃에게 해준 것은 모두 바로 당신, 그리스도 예수님에게 해 준 것이라고 ‘최후의 심판’ 대목에서 말합니다.

 

제가 아는 은퇴하신 교수님 한 분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고 계십니다. 호스피스 병동이기에 환자를 간호하는 가족들에게 화해하라고 언제나 직접적으로 요구하십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혹은 어머니, 지난번에 제가 이렇게 했던 것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이렇게 말하도록 가족들에게 말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로 가족들이 서로 논의하고 결정하고 다음 날 와보니 밤사이에 벌써 의식불명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때에는 가족들에게 다시 말합니다. 아직 늦은 것이 아니라고요. 사람은 귀가 가장 나중에 닫히기 때문에 귀에다 대고, ‘지난번에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사랑합니다.’하고 말하고, 또 그러한 마음을 손길에 담아 진심으로 팔을 쓰다듬고, 어깨를 도닥이고, 손을 잡고, 여건에 따라 안아드리고 하는데, 이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딱딱하게 굳어있던 환자의 표정이 조금씩 풀려 평온하게 되고, 가족들도 간병인도 간호사도, 환자와 가족들이 서로 화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서로 평안한 상태로 마주 대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평화로이 하느님 품속에 안김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네 지금까지는 이웃이 병들었을 때 예수님을 찾아가듯이 환자를 방문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예시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기에, 그 사랑을 나누어 전하고,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기쁘고 참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바로 그렇게 살도록 우리는 그리스도 신자로 불림을 받았고, 하느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고, 영원한 생명에 우리 이웃들이 이르도록 우리가 초대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우리의 소명입니다. 이러한 소명을 우리가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펼쳐야 하는지를 알려면, 하느님께서 나를 어디로 부르시는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청년들 모두 자신의 부르심에 따라 행복하게 사랑과 복음을 실천하고 또 이웃에 나누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