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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을 본받아 그 영광을 함께 누리도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
   2018/08/17  13:9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2018년 8월 15일 주교좌 계산성당

 

찬미예수님,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례하신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성모승천 교의는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선포되었습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천주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으셨다.”는 것이지요.[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그런데 이 선포에는 성모님에 관한 믿을 교리 4가지 곧 ‘천주의 모친’, ‘평생 동정’, ‘원죄 없이 잉태되심’, ‘성모승천’이 다 들어 있는데요. 가장 최근 1950년의 교의 선포라서 모두 종합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루카 1,39-56),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고 전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왜 서둘러 엘리사벳에게 가셨을까요? 오늘 복음의 직전 장면을 봅시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수태고지를 받고서, 마리아는 놀라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말했습니다. 천사는 ‘성령의 힘으로 그렇게 될 것이고, 친척 엘리사벳도 그 늙은 나이에 아들을 잉태한 지 여섯달이나 되었으며,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제서야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합니다. 그리고는 사촌 언니 엘리사벳이 임신 여섯 달인 것을 들었기에, 언니에게 사랑을 실천하려고 서둘러 간 것입니다.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엘리사벳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고,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치죠.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마리아의 인사말이 무엇이었으면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차고, 또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고백하게 되었을까요? 아마 성령으로 가득 찬 성모 마리아께서 주님의 현존과 축복을 기원하셨기에 언니도 성령으로 가득차게 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어쩌면 구약 그리고 사도 바오로의 서간 그리고 우리 미사 때처럼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하셨지 싶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 성모님을 본받으며 살다가, ‘성모님의 그 영광을 함께’ 누리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성모님의 응답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를 본받읍시다. 이 문장은 ‘이루어지기 바랍니다.’라는 라틴어 ‘피앗’[Fiat] 한 단어로 압축됩니다. 흔히 ‘아멘’[Amen]이 우리가 하느님께 건네는 기도에 대해 동의를 표시한다면, ‘피앗’은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주어졌을 때 우리의 순명과 응답을 표시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성모님의 순명, ‘피앗’이라 말씀드린 때부터 예수님의 시신을 안고 눈물 흘리시는 피에타상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그 믿음의 순명을 따라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모님의 애덕 실천, 곧 임신한 엘리사벳을 찾아가 오랫동안 뒷바라지를 하신 사랑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에게 베푸신 사랑을 당신께 베푼 사랑으로 받으십니다. 이웃을 만날 때, 먼저 성모님처럼 주님의 현존과 축복을 인사하고,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병자방문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자비를 청하는 기도,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구절을 반복하는 기도를 권하고 싶습니다. ‘자비’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에 병자들이 참 좋아하십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 성모님의 모범에 따라, 하느님 말씀이 주어졌을 때는 순명으로 응답하고, 이웃에게는 주님의 자비를 전하는 인사말을 하고, 이웃 특히 병들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애덕 실천을 꾸준히 하여, 우리도 하느님 곁에서 성모님과 함께 그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신앙을 깊게 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미사 후에 저도, 본당 신부님과 함께 병자방문을 하려고 합니다. 가서 자비를 청하는 기도도 바치겠습니다. 환자분을 위해 또 서로를 위해, 여러분께서도 저와 함께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를 따라 해보시겠습니까?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