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가 태어나셨다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강론)
   2018/12/27  2:9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2018. 12. 24. 계산 주교좌성당

 

찬미예수님, 성탄 대축일 전례에 참석하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곧 연말이니, 올해 열심히 살아오신 여러분들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도 드리고 싶습니다.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치며, 하느님께서... 기쁨을 크게 하시’는데,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다’하고, 빛이신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선포합니다. 화답송은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 하며,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라.’고 성탄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처음에는 요셉과 마리아의 힘겨운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는데, 요셉도 마리아와 함께 나자렛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호적을 등록하러 갔습니다, 마리아는 임신을 한 상태였고, 오랜 여행 끝에 베들레헴에 도착하였지만, 여관에는 자리도 없었지요. 해산달이 되어 첫아들을 낳았는데, 편안히 뉘일 자리도 변변치 않아 구유에 뉘였습니다. 이렇게 요셉과 마리아가 힘겨워하고 있을 때, 천사가 목자들에게 나타납니다.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전한다...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 주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으며,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가, 그 표징’이라고 합니다. 그때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하고 예수님 탄생을 선포하고 축하합니다.

 

우리도 때로 힘들고 어려운 일상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우리가 준비한 구유에 오신다면, 우리는 하느님 현존의 기쁨을 충만히 느낄 것입니다. 사실 영혼이 주님을 모시지 못하면 비참하게 됩니다. 성 마카리우스 교부는(Hom. 28: PG 34,710-711참조). ‘영이 선한 열매를 맺도록 그를 부지런히 가꾸어 주실 그리스도가 계시지 않는 영혼은 비참’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혼은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으로 모셔야 하는 것이죠. ‘농부가 땅을 갈러 나갈 때, 들판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연장과 의복을 갖추어야 하는 것처럼, 하늘의 임금이시고 참된 농부이신 그리스도께서 죄로 버려진 인류에게 오셨을 때, 인간의 육신을 입으시고, 연장으로는 십자가를 가져오셨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버려진 영혼들에게서 악령의 가시와 엉겅퀴를 뽑아내시고, 죄의 잡초를 갈아엎고, 죄악의 마른풀을 불 속에 던지시며, 이렇게 십자가 나무 쟁기로 영혼의 밭을 갈고,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셨을 때, 영혼은 그제야 자기 주인이신 하느님께 갖은 결실을 맺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의 길을 가시려고 탄생하셨습니다. 덧붙여 예수님은 우리 영혼의 밭을 갈아 각자 필요한 구원의 열매를 맺게 하시려고 탄생하셨습니다.

 

오늘 전례는 온통 성탄의 기쁨을 말합니다. 그런데 혹시 나만 좀 맹숭맹숭하다면 ‘예수님 오십시오. 제가 부족하지만 저에게 오십시오.’하고 청하면 좋겠습니다. 성탄을 맞아, 우리는 우리 곁에 낮추어 오신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우리 안에 모시도록 합시다. 아울러 그 사랑이 우리 안에서 썩지 않고 오히려 성장하여, 이웃에게 전해지고 사랑의 열매를 맺도록 합시다. 우리가 ‘성자의 가르침대로 현세에서’ 열매 맺으며 ‘살 때만,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사는 행복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깊이 탄생하시고, 또 우리를 더 잘 경작하실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의 구유를 기꺼이 내어 드리고, 또 우리 영혼의 밭을 기꺼이 맡겨 드리면 좋겠습니다. 시편 80편 함께 묵상해 봅니다. “만군의 주 하느님, 돌아오소서. 하늘로서 굽어 보사 살펴주소서. 비오니 포도밭을 찾아오소서. 지켜 주소서 당신의 오른손이 심어주신 줄기를, 당신위해 실히 해주신 그 가지를”. 오늘 탄생하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잘 경작하시고 풍성한 결실 맺어 주시도록 함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아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61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3/09/13 1480
260 공정을 물처럼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관덕정 순교기념관 후원회원의 날 미사 강론) 23/09/08 1414
259 젊은이들이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도록 (대구가톨릭청소년회 사제연중피정 파견미사 강.. 23/09/04 1162
258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할 일 (25년차 교구 사제연수 파견미사 강론) 23/08/31 1387
257 너희를 위한 구원의 표지가 될 것이다. (포콜라레 마리아폴리 경주 개막미사 강론) 23/07/26 1589
256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루카 1,50) (2023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 .. 23/07/25 995
255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을 열매를 맺었네. (2023년 농민주일 미사 강론) 23/07/18 1333
254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3/07/18 1488
253 나는 이제 너희를 보낸다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23/07/17 1245
252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욱수성당 비안네 교육관 축복 미사 강론) 23/07/17 793
251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2023년 소공동체 전국모임 미사 강론) 23/06/27 1514
250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특수 사목 사제 성화의 날 미사 강론) 23/06/20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