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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강론)
   2019/01/04  9:35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2019년 1월 1일 이탈리아 카스텔간돌포 디빈마에스트로 피정의 집

 

찬미예수님, 재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활동하시는 교구 사제, 신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복음 루카 2장 16-21절에서, 목자들은 천사들에게 들은 그대로, 천사들과 헤어져, 베들레헴으로 서둘러 가서 마리아, 요셉, 아기 예수를 찾았습니다. 여기에는 들은 것에 대한 믿음과 함께 보는 것을 통한 사실 확인을 하는 부분이 나타납니다. 다시 말하면 목자들은 듣고서 믿고, 보고서 곧 목격하고서 체험하였으며, 다시 체험한 것을 들려줌으로써, 신앙의 전달자, 신앙의 증언자가 되었고, 끝으로 목자들은 찬양하며 돌아갑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다시 정리하면, 듣고서 믿고, 보고 목격하고서 확인하고,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신앙과 증언으로 체험을 전달하고, 하느님께 말하면서 감사와 찬미를 전하고 하느님께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단계가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신앙을 사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장상의 말씀, 장상의 명령을 듣고서 거기에 따라 임지에 왔습니다. 공부, 선교, 사목체험 등 어떤 소임을 하는 자리이든 그 자리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자리이고, 그분의 손길과 사랑을 느끼는 자리이며, 나와 하느님, 그리고 나와 이웃의 만남과 나눔의 자리이며, 시간입니다.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말씀이 주어졌을 때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나에게 달린 것입니다. 그 말씀에 따라 움직여 이 시간과 공간속에서 하느님을 체험한 것이 내게 쌓여, 나중에 다시 하느님께 그리고 이웃에게 전해지도록 내 안에서 체험하고, 묵상하며 사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사랑으로 찾아오시는 이 시기에 우리의 마음을 열어드릴수록 우리는 사랑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우리 안에 사랑이 충만하고 넘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도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돌려드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하느님의 사랑으로 충만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고 전합니다. 어쩌면 아직 성모님의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라고 여겨집니다. 성모님은 때가 아직 아니기에 기다려야 했고, 때가 되면 말하고 증언하고 실천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구대교구 제1주보이신 루르드의 성모님처럼 때가 되었을 경우에는 발현하시어, 적극적으로 말씀하시면서, ‘회개하라.’고 촉구하시고, ‘이웃을 용서하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리아처럼 때에 따라서는 곰곰이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나 때가 주어지면, 목자들처럼 후다닥 재빨리 달려가서, 예수님을 모시고 이웃에게 증거하며 하느님께 찬양 드리면서, 기쁘고 즐겁게 사제로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