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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현존의 평화, 용서의 평화, 믿음의 평화 (이민의 날 합동 미사 강론)
   2019/05/08  14:23

2019년 대구대교구 이민의 날 합동 미사

 

2019년 4월 28일 오후 2시 주교좌 계산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며,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세계 가톨릭교회는 올해부터 이민의 날을 9월 마지막 주일로 옮겨서 지내기로 하였고, 한국에서도 옮기기로 하였지만, 이미 정해진 행사는 진행하기로 해서, 대구대교구 이민의 날을 오늘 지내고 있습니다. 계산 성당에 함께 모인 신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주민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인식개선 캠페인’과 전통의상을 입고 예수상, 성모상, 성인상을 꾸며 여기까지 ‘이주민 퍼레이드’를 하셨지요? 미사 후에는 기념품을 나누고, 전통 음식과 공예품 체험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20,19-31)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두 번 발현하십니다. 주간 첫날 저녁에 제자들에게 발현하셨고, 여드레 뒤에 토마스도 함께 있을 때 다시 발현하셨지요. 주간 첫날은 주일을 가리킵니다. 주일은 영어로 일요일(Sunday)라고도 불리는데요, 우리 신자들은 일요일로 부르지 말고 ‘주님의 날’, ‘주님이 부활하신 날’이라는 뜻으로 ‘주일’(Lord’s Day)이라 불러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부활하신 주님은 주일에 두 번 연속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몇 번 말씀하셨습니까? 네, 예수님은 ‘세 번’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첫 번째로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시면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시어, 제자들이 주님을 보고 기뻐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려는 첫 째 평화는 주님의 현존을 맞아들일 때 누리는 평화를 가리킵니다. 제자들이 유다인 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지만, 부활하신 주님은 ‘무서워하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고 당신과 함께 평화를 누리라고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두 번째로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시면서 제자들을 파견하고 또 숨을 불어넣으면서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죄를 용서를 받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둘째 평화는 성령을 받고 파견되어 가서 죄를 용서해줄 때 누리는 평화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용서를 해야만 사실 내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 번째로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시면서 지난번 발현 때에는 없었던 토마스에게 ‘손을 보고 너의 손가락을 대 보고 너의 손을 뻗어 옆구리에 넣어 보고서,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토마스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하시는 것으로 보아, 토마스는 보고 믿었으며, 실제로 옆구리에 손을 넣지는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토마스처럼 직접 목격하지도 못했지만, 이미 믿고 가톨릭 신자가 되었으므로, 예수님 말씀하신 ‘보지 않고도 믿는 행복한 사람’은 바로 우리를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평화’, ‘성령과 함께 용서하는 평화’, ‘보지 않고도 행복하게 믿는 평화’를, 우리들도 누리라고 초대하십니다. 물어보겠습니다. 첫째로, 나는 주님의 현존 속에서 평화롭고 싶다는 분 손들어보십시오. (네.) 둘째로, 나는 내 마음속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지금 용서해주겠다는 분 손들어보십시오. (네. 좋아요.) 셋째로, 오늘 복음의 맺음말처럼 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비록 토마스처럼 목격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이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겠다는 분 손들어보십시오. (아주 좋아요.) 여러분 모두 예수님께서 주시려는 이 세 가지 평화, 주님 현존의 평화, 용서의 평화, 영원한 생명을 얻는 믿음의 평화, 모두 다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평화를 더욱 충만히 누리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