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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2대리구 및 SINE 사제피정 파견미사 강론)
   2019/06/18  11:7

2대리구 및 SINE 사제피정 파견미사

 

2019년 6월 14일 한티 피정의 집

 

찬미예수님, 제2대리구/SINE 사제피정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5,27-32) 묵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간음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에 관해 말씀하시면서, 더욱 강하게,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라고 하시는 것을 듣습니다. 간음은 음란한 생각을 품는 것에서 출발하므로 그런 생각 자체를 물리쳐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사람은 눈앞의 대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는데, 이를 인식의 단계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을 향해 욕구하는 것을 사랑의 단계라고 합니다. 인식의 단계에서 존재의 등급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곳에 하느님, 그리고 천사, 그리고 사람, 그리고는 동물, 식물, 미생물, 무생물이 차례로 있습니다. 최고선인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을 인식하고 당신을 사랑하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사랑할만한 것들 가운데 최고로 사랑할만한 대상인 하느님을 사랑하기보다는, 재산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쾌락을 사랑하며, 심지어는 이런 것들을 마치 우상처럼 섬기는 듯 욕구하고 탐욕을 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 살아야 함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은 참으로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이렇게 쉽게 유혹에 넘어가기 때문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버려라.’하시고, ‘오른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버려라.’하시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그러나 유혹 앞에서 단호하게 이겨내라는 말씀은 알아듣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혹시 A.A.모임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유혹 앞에서 우리가 취할 행동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A.는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는 12단계의 첫 단계는 ‘본인이 알코올 앞에서 무력함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알코올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본인이 알코올 중독자로서 현재의 삶을 통제할 수 없으며, 패배하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단계에서 신적 존재의 보호에 대해 신뢰하기로 약속하고,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어렵게 그러나 조금씩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에게 들이닥치는 유혹 앞에서, 더욱이 예수님께서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하시는 그 유혹들, 재산, 명예, 권력, 쾌락의 유혹들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내 힘으로 잘 조절할 수 있다거나 내 능력으로 잘 통제할 수 있다.’가 아니라, 우리의 나약함과 무능함을 인정하고,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기를 의탁하고 청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여 주님의 기도처럼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기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하느님의 도움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유혹을 이겨낸 힘은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니라,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엄청난 힘임’(2코린 4,7)을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처럼 기도하고, 또 오늘 본기도 “하느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께서 이끄시어, 저희가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연중 10주간 금요일 본기도)처럼 하느님의 도우심을 계속 청하도록 합시다.

 

네 지금까지, 피정을 마치시고 사목 현장으로 가시는 신부님들과 함께 오늘 묵상한 것을 나누었습니다. 존경하는 신부님들께서는, 이 피정에서 체험하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신자들에게 잘 나누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착한 목자로서 예수님을 뒤따라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신자들로부터 사랑받으시고 존경받으시며,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아멘.